줄이 길었다. 불광천 다리 건너편까지 줄은 이어져 있었다. 코로나 검사를 핑계로 모두들 벚꽃 구경을 나온 것 같았다. 바람이 부는 족족 꽃잎이 떨어졌다. 사진을 찍거나 감탄하는 사람 덕분에 앞으로 가는 속도가 더뎌져도 아무도 화를 내지 않았다. 봄이었다.
다들 화를 내기에는 너무 바빴다. 이 순간을 즐기기에도 급급했다.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 격리 판정을 받으면 오늘이 마지막 봄놀이가 될 것이었다. 우리 중에 누가 코로나 환자인지 알 수 없었다.
검사가 가까워지자 걱정이 됐다. 건강검진 끝났다고 바로 샌드위치 먹었는데 괜찮은 걸까. 건강검진 후 바로 오는 터라 이를 닦지 못했다. 구취에 의료진이 쓰러지진 않을까. 손바닥에 입김을 내뿜고 맡아봤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의료진은 지쳐 보였다. 종일 몇 명의 목구멍과 콧구멍을 견뎌야 했을까. 나였다면 벚꽃잎도 콧구멍으로 보일 것 같았다. 바람이 불면 사방에서 콧구멍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니 아찔하다.
지친 목소리에 따라 입을 벌렸다. 구취에 놀란 걸까. 전에 받았을 때보다 깊었다. 코를 가져다 댔다. 코에도 냄새가 나는 걸까. 코피 나는 줄 알았다.
검사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도 긴 줄은 변함이 없었다. 콧구멍 같은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아찔했다. 콧구멍이, 아니 꽃잎이 떨어졌다. 손을 펼쳐 꽃잎을 아니 콧구멍을 잡는 사람을 봤다. 미리 교체할 새 콧구멍을 챙기는 것 같기도 하다. 머리 위에 앉은 꽃잎을 털지 않고 집었다. 향을 맡는 척 코에 맞춰 보았다. 맞지 않았다. 아쉬웠다. 코가 시큰거리는 것을 참으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