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을 우연히 읽었다며 지인은 물었다.
매영씨, 매영씨는 왜 아버지를 아빠라 부르시나요? 아버지가 더 거리감 있어 보이는데요. 아빠라는 호칭은 너무 가깝지 않나요?
어색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나는 왜 아빠를 아빠라 부르는 걸까. 마땅한 대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날이 좋다고, 오늘은 우리 맛있는 것을 먹자며 말을 돌렸다. 창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헤어지고 집에 오는 길에 아버지라는 말을 내내 중얼거렸다. 기름칠을 한 것처럼 입에서 미끄러져 흘렀다. 아버지라는 말을 어디서 처음 들었던가. 드라마였던 것 같다. 드라마 속 아버지들은 대부분 권위적이지만 능력이 있었다. 아들에게 좋은 스승이자 라이벌이었다. 아들과 아버지가 싸우는 이유는 뛰어넘기 위한 발버둥이거나 사랑 때문이었다. 우리에겐 없는 것이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아빠라는 말을 한참 동안 중얼거렸다.
아빠. 아파.
아파. 아빠
발음할수록 아빠는 아파가 되고 아파는 아빠가 되었다. 아직도 폭력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겠지. 내게 아버지란 단어는 너무 멀고 무겁다.
어떻게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