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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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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매영 May 28. 2024

에너지 음료는 가짜 에너지를 준다

 알람에 맞춰 잠에서 깼다. 오랜만에 중간에 깨지 않았다. 조금 더 누워 있고 싶다. 누워 휴대폰을 본다.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나면 휴대폰부터 보지 않기로 했는데 그새 까먹었다. 밖에서 자동차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린다. 벌써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나 보다. 


 나도 일어난다. 일어나서 에너지 음료부터 꺼내러 냉장고로 간다. 가던 도중에 먹고 아무렇게 던져 놓은 캔이 발에 걸린다. 생각해 보니 카페인을 줄이기로 했다. 어제도 아침은 에너지 음료를 먹지 않았다. 정말 피곤했다. 결국 점심에 편의점에 가서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말았었지. 


 한참을 서서 고민했다. 그 사이 밖에는 몇 번이 자동차 소리가 멀어졌다. 멀어지는 구두 소리와 뜀박질 소리도 들렸다. 우리 집 방음 참 안된다. 그냥 먹고 내일의 내게 건강을 챙겨달라고 할까. 내 몸도 방음이 안 되는 것 같다. 마음의 소리가 자꾸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막상 아침부터 다짐을 두 번이나 어기려고 하니 양심에 찔린다. 휴대폰은 봤으니 에너지 음료는 마시지 않기로 한다. 

 최근 원인 불명의 우울감에 시달렸는데 카페인 때문인 것 같다. 그동안 하루에 에너지 음료를 세 개씩 꼬박 마셨었다. 물론 커피도 따로 마셨다. 가끔 목이 마르면 물 대신 에너지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카페인 부작용이 오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지. 


 누군가에게 삶은 부모를 닮는 여정일 수 있겠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이 부모를 닮아가는 자신을 떨쳐내려는 몸부림일 수 있겠다. 

 아빠는 얼마 전에 콜라를 물 대신 마셨고 더 전에는 아이스티를 물 대신 마셨다. 가끔 이상한 부분에서 아빠를 닮은 나를 발견한다. 끔찍하다. 누군가 그랬다. 끔찍하게 싫어할수록 닮는다고. 


 에너지 음료를 먹는 대신 널브러져 있는 에너지 음료 캔을 정리한다. 다짐하기 전에 행동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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