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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달 May 16. 2019

19. 누구나 할 수 있는 '내 아이 사고력 높이기'

2부 : 사고력을 키우는 글쓰기

지난 편 - 18. 누구나 할 수 있는 '내 아이 사고력 높이기' 1부


사고력을 키우는 글쓰기     


 글쓰기는 중요하다. 세계 교육기관이 핵심 역량으로 지목하는 의사소통, 협업, 협력이 글쓰기에 기반한다. 실제 회사에서도 대면 회의보다는 보고서, 이메일, 메신저, 기타 사내 시스템 등의 글쓰기를 통해서 의사소통하고 협업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면 회의조차도 실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회의록이다. 회의록의 핵심은 전략적인 의도가 티 나지 않게 하는 정교한 글쓰기다. 같은 회의 내용이라도 글쓰기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진다. 회의록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보고서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빅데이터에서 뛰어난 인공지능이 태어난다. 머릿속에 좋은 글이 많이 들어가야 좋은 글이 나온다. 좋은 글이 많은 곳은 책이다. 책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서평 쓰기다. 

 서평은 독서를 독서답게 만든다. 흔히 책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지만, 책을 덮고 나면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두 가지다. 애초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해했다고 ‘착각’하거나, 제대로 이해했더라도 ‘망각’ 한 경우다. 서평을 쓰면 이 두 가지 모두 해결된다.


 첫째, 서평을 쓰면 무엇을 기억하는지 못하는지, 또 무엇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못했는지 깨닫는다. 책을 읽고 나서의 이해와 기억을 메타인지 하는 것이다. 서평과 리뷰는 뜻이 같은 말이지만, 나는 서평보다는 리뷰(review)를 좋아한다. 책에서 본 것을 마음에 잘 담았는지 다시(re) 볼(view) 수 있으니까.


 둘째, 재학습으로 망각을 극복할 수 있다.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이 있다. 학습 후 한 시간이 지나면 50%를 망각하고, 하루가 지나면 70%를, 한 달이 지나면 80%를 망각한다. 망각률에 관한 논란은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내용을 까먹는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인간은 한 번 본 책은 웬만해서는 다시 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의 내용과 느낀 점을 잊지 않으려면 다시 봐야 하는데, 그게 귀찮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서평은 이 귀찮음을 극복하게 해 준다. 알고 있더라도 중요한 내용을 다시 쓰게 하고, 이해하거나 기억한다고 생각했지만 망각한 부분을 다시 읽게 한다. 


 아이와 함께 각자 블로그를 개설하고 각자 읽은 책의 서평을 올려보자. 먼저, 서평을 올리기 전에 다른 이의 서평을 살펴보자. ‘이 구절에 이런 뜻이 담겨 있을 줄이야!’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부분에도 다른 이는 깊게 감명받고 그만의 통찰을 더한 서평도 있을 것이다. ‘과연 이 내용이 책에 있는 내용이었나?’ 자신은 기억조차 못 하는 주옥같은 내용을 타인의 서평에서 발견할 것이다. 타인의 서평을 참고한 후, 자기만의 서평을 써보자.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왜 같은 책을 읽었는데, 이 사람은 서평을 이다지도 잘 쓸까?’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진단할 수 있다. 때로는 그의 서평을 베끼어 쓰고 곱씹기도 하며 배울 수 있다. 


 블로그에서의 서평 작성은 P21(21세기 역량 파트너십)과 ATC21S의 핵심 역량인 ‘정보통신기술 리터러시’를 높인다.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인터넷에서의 정보 습득과 정보 생산을 익힐 수 있다. 비판적 사고와 의사소통능력도 키울 수 있다. 자신과 관점이 다른 서평을 보고 타인의 생각을 인정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키운다. 또한 그 서평에 댓글을 달고 답변을 주고받으며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의사소통을 배운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서평을 쓴다면 화면 우측 상단의 돋보기 모양의 ‘검색’ 버튼으로 서평을 쓸 책을 검색해서 본문에 추가하고, 서평을 다 쓰고 저장할 때 ‘네이버 책 서비스에 글 보내기’를 클릭하자. 그래야 네이버 책 서비스에서 당신과 아이의 서평에 타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댓글을 통한 토론과 관점 교류로 지식과 사고를 한층 더 확장할 수 있다. 좋은 서평을 보면 잘 읽었다는 댓글을 다는 것만으로도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서평을 잘 쓰는 사람은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증거다. 그의 블로그에서 접한 양서를 통해 지식의 신세계로 도약할 수도 있다. 


 다섯 가지 미래 교육 코드‘의 저자 김지영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일기 숙제를 너무 부담스러워하자, 일기를 글로 쓰기 전에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느낌, 사람, 생각 등을 포스트잇 한 장에 하나씩 키워드를 쓰거나 그림으로 그리도록 했다. “제일 기억에 남은 건 뭐야?”, “어떤 일이 제일 먼저 일어났지?” 등으로 물었다. 그리고 아이가 포스트잇에 적은 내용을 배열하도록 했다. 배열된 포스트잇 내용을 가지고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일기를 적을 수 있었다. 일기와 마찬가지로 서평도 포스트잇 스토리텔링을 활용해보자. “어떤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았니?” “그 장면에서는 어떻게 느꼈지?” 등으로 포스트잇으로 작성하고 배열한다면 더욱 쉽게 서평을 작성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단 한 줄의 서평으로 시작해도 좋다. 한 줄이 두 줄이 되고 단락이 되고 짜임새 있는 글이 된다. 누구나 시작은 한 걸음부터였다. 당신이 읽는 이 책도 ‘알파고’라는 한 단어에서 시작됐다. 출간된 <미래 인재로 키우는 미국식 자녀교육법>의 투고 원제는 <알파고에 지지 않는 아이 : 인공지능 위에 서는 미래 교육>이었다.


다음 편 - 20. 미래가 요구하는 능력② : 자립력


글로는 전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강의 일정 : blog.naver.com/flship/22150021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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