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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달 May 20. 2019

18. 내 감정이 생기는 원리(3단계: 상황 판단)

4부

지난 편 - 17. 내 감정이 생기는 원리(3단계: 상황 판단) 3부 판단 단계의 합리성 검증하기


4부 입력 단계 거슬러 올라가기


 마인드 프로그램의 판단 단계 이전에 입력 단계가 있다. 판단 기준과 인식한 현실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단계다. 바로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가?’다. A사원이 귀에 들리는 소리를 질책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B대리가 화면에 나타난 까만 글씨들을 업무 지시 이메일로 의미를 부여한 단계다.

 보다 상류에 위치한 입력 단계까지 노를 저어 올라가는 것은 힘들다. 대부분은 판단 단계에서 부정적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판단 단계에서 해결하지 못할 때는 입력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 예로, 분노로 이성을 상실한 상대방이 폭언을 배설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의 행동은 분노에 차서 자신도 기억 못 할 말을 내뱉는 것으로, 의미도 없고 생산적이지도 않다. 폭언 한 마디마다 합리성을 검증하는 5단계 질문을 던진다면 머리에 쥐가 나서 쓰러지고 말 것이다.


 입력 단계를 바꿀 줄 알면 어떤 경우에도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령 폭언으로 가득한 메일이 듣도 보도 못한 외국어로 쓰였다면 어떨까? 의미를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는다. 즉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상처 또한 입지 않는다. 당신이 주변에서 오는 정보에 대해 자유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으며 긍정적인 감정으로 자유롭게 자신을 던질 수도 있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는 삶의 풍요를 누릴 수도 있고 불행을 벗을 수도 있는 실마리가 담겨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삶에서 마주하는 것에 아름다운 이름을 많이 붙일수록 당신의 삶은 아름답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불행한 것이라도 추악한 이름을 붙이지만 않는다면 당신은 불행에서 자유롭게 벗어날 것이다. 무심히 지나친 동료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관찰하자. 그의 장점이 보일 것이다. 좋은 동료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할 것이다. 거슬리는 언행을 일삼는 동료는 ‘고장 난 자판기’로 바라보자. 그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관성적으로 잘못된 언행을 반복하는 기계에 불과하다.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는 대단한 악당은 없다. 무시하면 그만인, 화면에 오류 메시지만 뜨는 초라한 기계만 있을 뿐이다.

감정 제조기의 3단계야말로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이다. 감정을 다루는 열쇠다. 보이지 않는 마인드 프로그램에 접근하고, 나아가 마인드 리프로그래밍까지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의 오류를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는 것만큼, 감정의 주인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확실한 방법도 없다.


다음 편 - 19. 내 감정이 생기는 원리(2단계: 사건 인지) 


글로는 전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강의 일정 : blog.naver.com/flship/22150021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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