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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달 Jun 04. 2019

27. 마음으로 나를 활용하기(1부: 주인공)

 회사는 전쟁터다. 우리는 명백히 약자다. 전력이 대등하면 공격이 최고의 방어가 될 수 있겠지만, 약자

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끈질기게 수비하되 틈을 노려 공격하는 것이다.

 마인드 리프로그래밍은 견고한 방어다. 앞서 무기력에서 회복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익혔다. 잘 활용한다면 어떤 고난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금세 일어설 것이다.

 마인드 리프로그래밍은 예리한 공격이다. 이제 즐거운 일상을 가꿀 차례다. 방어할 때의 올바른 의미 부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되찾기 위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차례다.

 직장 생활은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장에서는 나, 동료, 종족, 자기 관리 등 6가지 요소에

다시 의미를 부여해볼 것이다. 삶의 요소에 신선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자신이 주인으로 우뚝 선 무대

가 활짝 열릴 것이다. 당신이 주인공인 게임을 시작해보자.


1부: 주인공 - 게임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이리 쫓기고 저리 뛰느라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마치 초원에서 맹수에게 쫓기던 초식동물처럼.

등 뒤에 바싹 붙어 납기를 재촉하던 업무는 끝났고,

귓가에 다급히 울려대던 전화벨도 한풀 수그러들었다.

비로소 달대리는 안도하고 자신만의 안식처로 향했다.

화장실 한 칸에 안착한 달대리는 이내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들었다.

문득 마음속에서 한 음성이 들려왔다.

? : 게임을 아주 잘하더구나. 그 게임 속의 주인공은 누구지?

달대리: 당연히 제가 조종하는 캐릭터죠.

? : 그럼 네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지?

달대리: 그야 당연히 저죠.

? : 게임에서는 그렇게 신나게 살면서, 왜 실제로는 주인공으로 살지 않는 것이냐? 게임에서는 그 어떤 고난도 잘 이겨내더니, 현실에서는 사소한 것에도 주눅이 들더구나. 넌 초식동물이 아니다. 초원의 주인! 사자란 말이다.


 주변의 아우성에 묻혀 살고 있다. 회사에서는 상사와 동료의 요구사항이 정신없이 빗발친다. 다급한 마감시한의 업무가 줄을 섰고, 협조 요청은 끊이지 않는다. 직장이 아닌 사회 모임이나 집에서도 나를 향한 요구사항은 끝이 없다. 이런저런 요구사항에 맞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다 보니, 정작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것을 망각한다.

 잘 나가는 사람들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데, 휘둘려 사는 자신이 한심해 보인다. 하지만 자아를 상실한 채 주변에 휘둘리며 살았다고 자신을 책망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다. 인류는 개인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집단과 생사를 같이할 때 생존율이 높았다. 주변에 맞추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주변에 귀 기울이는’ 본성대로 살아도 충분했다. 하지만 계속 본성대로 살다가는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없다. DNA 진화에 비해 환경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주변에 적응하려는 본성은 오늘날의 변화무쌍한 환경에 끝없이 귀 기울이게 하므로, 자아가 매몰되어버린다. 외부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내면에 귀 기울일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본성에 의존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환경에 대처하자. DNA는 탁월한 생존 프로그램이지만, 강을 건너면 뗏목에서 내려오듯 DNA에서 내려와야 할 때도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산다


 지구에 70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그럼 70억 명의 사람은 같은 세계에 살고 있는가? 명백히 아니다. 몸은 지구에 살지만, 마음은 각자의 머리에 살기 때문이다.

 일단 물리적으로 다른 세계에 산다. 2015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 있었다.

 바로 드레스 색깔 논란이다. 어느 쇼핑몰에 올라온 줄무늬 드레스 사진이 사람에 따라 흰색과 금색의 드레스로 보이기도 하고 파란색과 검은색의 드레스로 보이기도 했다. 이는 사람에 따라 안구의 3가지 원추세포가 자극을 받아들이는 정도와 그 자극을 처리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3가지 원추세포 모두 기능을 상실한 사람은 온 세상이 흑백으로만 보인다. 특이하게 4가지 원추세포를 가진 사람은 더 많은 색을 감지해 10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무지개를 본다. 녹색 잎이 아닌 자줏빛과 보랏빛이 섞인 잎을 본다.


 시각만이 아니다. 초등학생이 수업시간에 높은 음을 틀어놓고 나이가 지긋하신 선생님이 듣지 못하자 자기들끼리 킥킥거려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평소에는 떠들면 야단치던 선생님이 고음에는 아랑곳없이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높은 음을 들을 수 없다. 나이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민감도에 따라서도 청력은 다르다.

 미각도 마찬가지다. 와인은 소믈리에에겐 온갖 맛이 조합된 예술이지만, 미각을 잃은 대장금에겐 한낱 맹물에 불과할 것이다. 후각, 촉각 또한 개인차가 있다. 이처럼 본질의 드넓은 구간 중 사람마다 협소하게 다른 구간을 인식하므로, 각자 머릿속에서 창조한 세상은 모두 물리적으로 다르다.


 물리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다른 세계에 산다. 어떤 의식으로 사느냐가 어떤 세계를 살지 결정한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각기 긍정적인 세계와 부정적인 세계를 사는 두 사람을 살펴보자.

 A사원과 B사원은 모두 같은 회사, 같은 팀 소속이다. A사원은 회사가 정말 다닐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회사의 비전이 자신의 것과 완전히 일치하진 않지만, 깊이 고민하고 교집합을 찾아보며 괜찮은 미래를 그린다. 반면 B사원은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자신은 회사의 톱니바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음지에서의 뒷담화나 비공식적인 정보에만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깊게 고민하기보다 얕고 파편적인 생각으로만 부유한다. 이처럼 다른 자극과 다른 생각이 쌓여 각기 다른 물리적 정신적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 들어가 산다.


계약 맺기로 일상의 주인이 되자


 지구 상에서 각자의 세계가 얽히고설켜 상호작용할 순 있어도, 당신은 분명 ‘당신의 머릿속’에 살고 있다. 당신이 창조한 세상에서는 창조자인 당신만이 주인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머릿속 세계를 구원할 사람은 당신뿐이다. 따라서 당신 또한 그 누구의 머릿속에서도 주인이 되지 못한다. 당신이 여태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곳 또한 당신의 머릿속 세계뿐이다. 왜 손수 창조한 세계에서 주인으로 살지 못한단 말인가?


 핑계를 댄다.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어서, 훌륭한 교육을 받지 못해서,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 경제가 어려워서,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서 등등.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라. 일방적인 관계는 없다.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거래를 맺는 계약관계일 뿐이다.

 가족의 이런저런 요구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성실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본인이 선택한 것이다. 당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헌신하는 것이 옳다. (물론 양쪽 다 그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 한다!)

 회사에서는 회식과 충성 행위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남들 못지않게 진급하기 위해 본인이 충성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당신이 맺은 계약이므로 언제든 파기할 수 있다. A+급이 아닌 A급 직원으로 계약을 변경할 수도 있다.

 쉬운 이해를 위해 역할에 따른 계약관계를 예로 들었지만, 일상은 보이지 않는 수많은 계약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계약이 내포돼 있다. 이기적 욕구와 대가(기회비용)와의 관계 말이다. “부장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라는 말로 동료보다 총애를 받을 순 있지만(욕구), 충성을 위해 들이는 시간만큼 가족과의 시간은 포기해야 한다(기회비용). 평소 저녁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한 아들에게 “아빠가 이번 주말에 로봇 장난감 사줄게”라고 말하면 떠나던 아들의 마음을 돌릴 순 있지만(욕구) 장난감 값은 부담해야 한다(기회비용).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다면 거짓말쟁이 아빠라고 낙인찍힐 것이다(기회비용2).


 원하는 것도 마음껏 소유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주인으로 산다는 거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당신의 머릿속에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상상하는 즉시 우주도 정복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현실 세계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제한적이다. 그래도 변화시킬 수 있다. 당신의 세계가 70억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변화시키면 주변 세계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목표를 세우고 이뤄지길 간절히 상상하라. 그러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하나씩 떠오를 것이며,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 바닥 인생에서 세계적인 성공학 대가로 우뚝 선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는 말한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라고, 생각나는 그 방법을 실천하라고.


 나 또한 감정과 마음의 원리를 담은 책을 쓰기로 목표를 세운 뒤 어떻게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수없이 고민했다. 꾸준히 공부하고 글쓰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몇 권의 분량이 될 정도로 고쳐 쓰길 반복했다. 아쉽게 잘라낸 내용도 많았다. 당신이 이 문장들을 읽고 있으니, 내 목표는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한 동네 건달이 황제의 화려한 행차를 보고 황제가 되겠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를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황제가 되었다. 그가 바로 한나라 고조 유방이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었다.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자.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다. 단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피해자는 이득이 아니라 함정


 계약관계를 비추어보는 지혜가 없으면 자신이 피해자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에게 피해자가 되는 것은 큰 이득을 안겨준다. 주변의 동정심을 얻고 같은 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동료나 회사 제도로 인한 피해만 부각시켜 주변의 동정심을 얻고 그 반대편을 만드는 것도 한 예다. 당신 때문에 내가 피해를 입었다며 죄책감을 씌워 상대로부터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막대한 이득이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피해자가 되려 한다.

 피해자가 되려는 본성을 억제하자. ‘못 한다’는 생각이 들면 ‘안 한다’로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가족 때문에 못 해’, ‘직장인이라서 못 해’ 등의 제약을 느낄 때가 있다. 잠시 생각해보면 제약받는 행동 이전에 자신이 선택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럼 ‘나는 못 하는 게 아니라,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한 기회비용으로써 안 하는 것이다’로 즉시 마음을 리프로그래밍해야 한다. 상황에 매몰되기 전에 주권을 지켜야 한다.

 피해자는 결국 피해자일 뿐이다. 초원의 주인인 사자가 되지 못한다. 피해자인 척하지만 사실은 욕망의 노예에 불과하다. 어떤 욕망이 자신의 진정한 욕망인지 구별하고, 그 욕망 중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욕망의 주인이 될 수 없다. 피해자인 척하는 순간 주권을 상실하고 주인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주변의 요구에 무작정 따르지 말자. 우리는 “안정된 직장에 취직해라”, “늦기 전에 결혼해라”, “상사 말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와 같은 많은 요구를 받는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진심에서 우러난 말이겠지만,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당신의 관점’에서는 진리가 아닐 수 있다. 당신의 올바른 길은 자신의 욕구와 주변의 요구를 수용하고 충분히 고민한 끝에 드러난다. 독단을 내리기는 쉽지만 주변의 동의를 얻고 설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변의 요구를 잘 수렴함으로써 보다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A, B사원의 예와 같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사는 문제도 마음가짐에 달렸다. ‘나는 이 세상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야. 나 하나 없어진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회사에서도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해. 나 없이도 회사는 잘 돌아갈 거야’라고 생각하면 절대 삶의 주인공으로 살 수 없다. 이런 자조적인 말에도 분명 일리는 있지만, 굳이 한 번뿐인 인생을 바람에 날리는 티끌처럼 여기며 살 필요는 없다.

 한 개인은 사회에 있으나마나 한 사소한 존재다. 하지만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다. 수많은 목숨이 이 세상에서 스치듯 사라졌지만, 그 많은 사람 덕분에 안전하고 풍요로운 문명사회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의무에 속박되지 말고 자유를 누리자


 당신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반드시 해야 할 특정한 의무가 없다.(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겠지만 정말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할 자유는 있다. 그러기에 인간은 깃털처럼 가볍지만 태양처럼 빛나는 존재다. ‘나는 그 무엇에도 속박될 의무가 없어. 나 하나 없어도 회사나 사회에는 영향이 없어.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나는 얼마든지 의

미 있는 일을 해낼 수 있어. 선한 실천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고, 지혜로운 언행으로 세상을 밝게 만들 수도 있어’라는 주인공으로서의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공자는 말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가장 잘 사는 법은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이 되어 즐기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기는커녕, 주변의 요구를 무의식적으로 쫓느라 인생을 흘려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다른 그 누구도 될 수 없다. 그들은 각자의 머릿속 세상에서만 주인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주변에 이끌리지 말고 스스로 선택하자. 당신이 구축한 세계의 왕좌가 비어 있다. 당신이 그 왕좌로 돌아오는 순간 진짜 삶이 시작될 것이다.


다음 편 - 28. 마음으로 나를 활용하기(2부: 캐릭터)


글로는 전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강의 일정 : blog.naver.com/flship/22150021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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