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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알파고에 지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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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종달 Apr 26. 2019

9. 프레임을 바꿀 때 열리는 5가지 생존의 길

지난 편 - 8. 인간의 3가지 힘 : 지력, 조작력, 근력

프레임을 바꿀 때 열리는 5가지 생존의 길

미국 밥손 칼리지의 토마스 대븐포트 교수는 세계적인 경영학 교수다. <포춘>지에서 세계 최고의 경영학 교수 50인으로 선정됐다. 그의 저서 <AI 시대 인간과 일>은 5가지 해결책을 제안한다. ‘위로 올라서기’, ‘옆으로 비켜서기’, ‘안으로 파고들기’, ‘틈새로 움직이기’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다.

인공지능은 제조, 서비스, 의료, 법무 분야에서 나아가 금융에도 진출했다. 이미 국내의 많은 금융사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조언자(Advisor)의 합성어로, 고객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이다. 로보어드바이저로 모든 금융 설계사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 같지만, 여기에도 5가지 해결책이 있다.

‘위로 올라서기’는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에게 투자전략을 주입한다. 이자율, 경제성장 등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고 투자할지를 명령한다.

‘옆으로 비켜서기’는 인공지능이 잘하지 못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에게 범용적 금융 설계는 쉽지만, 개개인에 맞춘 금융 설계는 어렵다. 맞춤 서비스를 위해서는 고객 정보를 깊게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 옆으로 비켜서는 인간은 고객의 정보를 빠짐없이 수집하도록 고객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정보 수집 과정에서의 미묘한 뉘앙스까지 파악해 고객조차 인지하지 못한 고객의 깊은 욕구를 파악해 금융 설계에 반영한다.

‘안으로 파고들기’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일하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결정을 내릴 때 의존하는 논리를 재빨리 숙지하고, 금융자문 방향의 수정과 개선의 의견을 회사와 로보어드바이저 제작업체에 피력하는 형태다.

‘틈새로 움직이기’는 한정된 투자 주제에 관련된 전문지식을 축적해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자신만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완납형 연금보험이나 전환성 채권 같은 단일종목 투자나 전·현직 군인 같은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정통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나아가기’는 새로운 로보어드바이저를 개발하는 일자리에 취직하는 것이다. 굳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제공하거나 인공지능의 성능 평가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을 쌀집 계산기처럼 쓰는 시대

우리는 진화하는 문명의 기기에 잘 적응해왔다. 이제는 주판으로 셈을 하지 않는다. 가정에서는 쌀집 계산기를 쓰기도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엑셀을 쓴다. 빅데이터를 분석할 때도, 개인이 일일이 분석하지 않고 인공지능이 일차적으로 정리하거나 제안한 자료를 이용한다. 번역할 때도 종이 사전을 뒤적이지 않는다. 인공지능 번역기를 돌려보고 전자사전으로 보완할 뿐이다. 계산도 번역도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효율이 높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인간의 생산력이 인공지능 없이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생산력을 압도할 것이다.
아이 교육의 질문을 바꾸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에서 ‘인공지능이 잘하지 못하는 작업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로. 인공지능이 침범하지 않을 직업을 찾아 헤매지 말고, 인공지능이 잘하지 못하는 작업을 잘하면 된다. 의사와 변호사조차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확률이 높다지만, 아이가 좋아한다면 의사나 변호사로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 의사라면 환자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서 열린 대화를 나누며, 사소하다고 여겨 지나칠 수 있는 증상이지만 진단에 꼭 필요한 정보를 알아낼 수도 있다. 변호사라면 판사를 설득하는 변호 능력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잘하는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작업을 다른 인간보다 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