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uffy moment May 12. 2021

읽는 날들, 매일의 밑줄 0

업데이트는 위클리

작심삼일이란 무엇인가. 허무하게 종료된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챌린지 참여를 위해 매일 올리기에 부담 없는 주제를 찾다가 하루 중 밑줄 그은 문장을 모아보기로 했다. 하루하루 기록할 문장을 고르고 옮겨 적었던 3일의 기억이 꽤 즐겁게 남아서 브런치를 만든 김에 여기에서 이어간다.


다만 업로드는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업로드가 목표.

5월 첫 주, 삼일천하로 끝났던 밑줄들 먼저 옮긴다.

(박스 안에 넣은 글은 따로 볼드 처리를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네)


21/05/01


오늘은 노동절이고 엊그제 배송 온 <프리워커스>를 읽었다.

마치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 우리의 기록들이 모여 팀 전체의 맥락을 이룬다. 우리는 나무를 많이 심을수록 숲이 더 짙은 빛을 낸다고 믿는다. 기록이 쌓일수록 우리는 더 선명해진다.

_모빌스그룹 <프리워커스>에서

첫날 티 내느라고 사진도 올린다.



21/05/02


보틀프레스에서 나오는 워커스라운지 세 번째 책.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지금 내가 하는 고민들을 그대로 담은 제목에 놀란다. (그래서 매번 홀린 듯 결제함)


이직할 때, 출근 전에 내가 한 메모에는 이런 게 있었다.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스스로 좋은 동료가 되려고 충분히 노력해왔는지 물으면 또 할 말이 딱히 없긴 하지만.


<좋은 동료와의 대화는 동기 부여 뿜뿜>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권정민 큐레이터와 한정희 에듀케이터의 인터뷰였다. 이 두 사람이 일할 당시의 대림미술관 전시를 찾아다니고 좋아했던 것에서 비롯된 관심도 있었지만 함께 일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회사라는 공간에서 맺을 수 있는 돈독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저희는 일로 만난 데다, 어떻게 보면 관계가 애매할 수 있는 포지션이에요. 부서간 대립도 흔한 파트라서요. 회사에서 만나서 절친이 될 수 있었던 건 일에서 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에요. 성향은 정말 달라요. [...] 그렇지만 일하는 사람으로서 '코어'가 같은 거예요. 참을 수 없는 게 같고, 좋은 게 같고, 지향하는 바가 통해요. [...]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내가 싫은 건 이 친구도 싫을 거라는 생각에 생략 가능한 설명이 있는 거죠. _권정민 큐레이터, <큐레이터와 에듀케이터, 오후 두시의 대화>


21/05/03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귀가하자마자 책상 앞에 앉는 날이 올 줄이야.

노동절에 시작했기 때문인가 '일' 시리즈로 삼일을 채우고 있다.

북저널리즘 <인디펜던트 워커>는 곳곳에 밑줄이 가득한 책인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인터뷰 부분을 적어본다.


일단 지금 관심 있는 걸 하되, 기록을 쌓는 게 중요하다. 기록이 없으면 내가 언제, 얼마만큼 생각했는지 남지 않는다. [...] 요즘은 그걸 전문성으로 쳐주는 시대인 것 같다. 그 분야에 대해 누가 제일 깊게 고민하고, 오랫동안 쌓아 올렸는가.
-
내가 더 뾰족해지면 된다. 거짓 없이 나를 드러내면 '나와 잘 맞겠다'고 느낀 사람이 하나둘 다가오기 시작한다. 희미하면 사람들은 헷갈려 한다. 그래서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_ 무과수 <인디펜던트 워커>


전공과 점점 멀어지는 일을 하면서,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공백을 의식하게 될 때가 있다. 얼기설기 큰 구멍만 막으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껴질 때는 끝도 없이 바닥을 파게 된다. 깊게 고민한 시간은 내 안에 어딘가에 쌓여서 제 역할을 해낼 거라는 것. 이 말이 위로가 된 밤이었다.

-

둥글게 둥글게 살아온 나를 뾰족하게 찌른 말이다. 속으로만 벼릴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내도 괜찮다는 말. 내 의견이 필요할 때 섣불리 입 다물지 않도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