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와서 첫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무룬치 입니다
어떻게 만나게 되었냐구요?
물론 약간의 금전이 오고간
완벽히 순수한 친구 관계는 아니지만
저는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친구일 겁니다
아니 친구여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열흘동안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무룬치는
제 운전기사 입니다
그는 아주 순박한 얼굴에
안전한 운전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아주 사소한 문제만 없다면
훨씬 좋았겠지만
세상에 완벽한 건 없자나요
그 사소한 문제가 무엇이냐면
(무룬치는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걸
알면 뭐 그런 사소한걸 인터넷에
올리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음.. 그 문제가 무엇이냐면
우리는 서로가 알고있는
언어의 세상이 완벽히
다르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숫자까지도요
이정도면 완벽히 다른거 맞죠?
이런 사소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우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참
오늘 아침에 아주 사소한 문제가
하나 더 발생했네요
(진짜 사소한거 자꾸 쓴다고
무룬치가 놀릴지도 모르지만)
출발하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로비에 앉아 책을 보는데
창문으로 우리차가 슬금슬금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는 거에요
엔진 소리는 안들리는데 말이죠
어찌된건가 하고 슬쩍 봤더니
호텔의 모든 직원이
우리차를 뒤에서 밀어주고 있더라구요
그래요
우리차는 시동을 거는 부분에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는것 같았습니다
전 직원이 합심한 덕분에
시동은 걸렸고
우리차는 아직 출발 30분이나 남았는데
계속 시동이 걸려 있을것 같네요
아마 무룬치는 너무 사소한 거라서
저에게 안 알려주고 있을거에요
물론 알려주고 싶어도
우리의 사소한 문제인
언어세상 때문에
저런 전문적인 분야를
설명하기는 더욱 힘들테니까요
사실 저도 저정도는 대충
알아들을수 있는데 말이죠
이런 사소한 문제들 빼고는
아직 우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