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귀인의 등장

by bright jenny

언니와의 만남은 처음엔 그저 따뜻한 우연이었다. 학원에서 마주치면 반가운 얼굴로 웃어주고, 짧게 안부를 나누는 정도.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몇 마디가 내 하루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어느 날, 학원이 끝난 뒤 카페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언니는 제빵 책을 들고 있었고, 나는 숙제를 대충 끄적이며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제빵을 배우려면, 일단 영어를 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에요.”

언니의 말은 담담했지만, 눈빛은 확고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낯선 땅에서 방황하는 내가 부끄럽지 않게, 언니는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언니는 늘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내가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가족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 날도 있었다는 얘기까지.

그럴 때마다 언니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지금 네가 겪는 건, 다 너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 말이 이상하게도 큰 힘이 되었다.

누군가 내 길을 응원해준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겼다.

그때는 몰랐다.

이 언니가 앞으로 내 인생의 중요한 귀인이 되어줄 거라는 사실을.

우연처럼 스쳐간 인연이, 언젠가는 나를 지탱해줄 큰 기둥이 될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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