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의자 달라니까!!!"

옥수수 먹는 게 너무 슬퍼...

by 두부두애

그렇게 좋아하는 옥수수를 한 손에 쥐고 있는데, 하민이가 무척 슬퍼보인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눈빛이 우수에 찼다. 하민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다.


하민이는 아기 의자에 앉아서 밥을 먹는 게 습관이어서, 아기의자를 꽤 편안해하는 편이다.

그런 그가, 오늘 옥수수를 먹고 싶어서 냉장고를 톡톡톡 두드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하민이가 옥수수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는 모습에 아내는 "하민이 옥수수 좋아하지? 옥수수 먹을까?"라고 말을 꺼냈는데, 그는 후다다닥 냉장고 앞으로 찾아와서는 '옥수수 줘어'하며 톡톡 두들겼다.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옥수수를 꺼내서 해동하고 찌는 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하민이가 기다려줘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옥수수라는 단어에 꽂혀서, 엄마아빠의 의자를 탕탕탕 치면서 옥수수를 빨리 달라고 난리 쳤다. 마음이 조급해진 엄마... 하민이를 제지해 보지만 마땅치 않다.


우당탕탕 그래도 옥수수를 만들어서 하민이의 손에 쥐어줬는데, 이게 웬걸. 피곤한지 눈을 비비면서 먹다가 갑자기 눕는 것이었다.

"하민아, 앉아. 앉아서 먹어야지"

엄마의 단호한 목소리에 하민이는 잠깐 앉았다가 이내 다시 누웠다.


'이상하다? 하민이가 이렇게 누워서 먹는 얘가 아닌데'


"하민아 밥은 누워서 먹으면 안 돼, 아서 먹을 때까지 엄마가 옥수수 잠깐 갖고 있을게"


그렇게 손에서 옥수수를 뺏자, '으아아아아앙' 세상 떠나가라 울고불고... 하민이는 서러움이 폭발했는지 닭똥 같은 눈물 흘린다.


"하민아 차라리 일어서서 먹어, 자 일어서서 먹으면 옥수수 줄게"


그때 하민이가 옳다 커니하고 벌떡 일어나더니 다시 의자를 향해 돌진!! 그리고 탕탕탕 의자를 다시 친다.


아, 이제야 엄마는 의미를 깨달았다. 하민이의 하이체어를 달라는 것이었다.

"엄머아... 내 의자.. 나도 앉아서 먹고 싶어.. 내 의자가 편해 엄마아아아아아"하고 계속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이체어를 급히 꺼내 하민이를 보여주자, 허겁지겁 의자로 돌진... 언제 울었냐는 듯 하민이는 방긋방긋 웃으며 옥수수를 뇸뇸 먹는다. 눈물 반 웃음 반. 눈물 젖은 옥수수를 먹는 우리 아가.


웃긴 해프닝에 엄마는 한참을 웃다가, 하민이의 말을 못 알아들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아니 사실 엄마라서 그나마 알아챈 것이지 아빠였다면 조금 더 늦게 알았을 것이다.


하민이가 말을 아직 못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엄마와 아빠가 약속한 것도 잘 지키고 식사예절도 잘 따르고 있었다. 녀석, 진짜 많이 컸네. 본인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울어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하민이가 참 좋다.


연휴가 끝나고 직장에 오랜만에 출근하니 발걸음이 무겁다. 해야 할 일들과 쏟아지는 회의에 지쳐갈 무렵, 우리 아들과 아내가 생각난다. 아들 모습이 아른아른, 그래. 힘들어도 노력하며 견디며 살아야지라고 다짐한다.


밤이 늦은 퇴근길에 아들 사진 보고 아내에게 하민이와 있었던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괜스레 좋아진다. 녀석 여전히 사랑스럽고 아름다워 빨리 컸으면 좋겠지만 또 천천히 컸으면 좋겠어.


늘 아빠에게 힘이 되어줘서 고마워. 오늘도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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