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21살 노견이라 20살이었던 방구와 19살 푸돌이보다 더 어르신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떠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아내와 저도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어찌나 푸구(푸돌이와 방구) 생각이 나던지...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그 보호자분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감히 다 상상할 수 없지만 '슬프다'라는 단어로는 다 담지 못할 감정이었을 겁니다. 저와 아내는 어떻게 위로를 줘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카톡을 남겼습니다.
00님......... 아 얼마나 슬플지 알아서 카톡을 보낼까 말까 연락할까 말까 계속 망설이다가 그래도 슬픔은 나누는 게 맞는 거 같아서 카톡 해요.... 이쁜 00이도 강아지별에 소풍 갔네요 마지막까지 얼마나 착하고 이뻤을지 안 봐도 알겠어요..! 가족들 사랑 듬뿍 받고 어느 아이들보다 행복할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는데 먼저 보낸 마음으로 말하면 그렇지도 않네요... 그냥 많이 아꼈던 만큼 슬픈 거라 생각하고 슬픔에 익숙해지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ㅠ... 우리 푸돌이방구한테 000이 잘 부탁한다고 말해놨어요!! 000이 외롭지 않고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놀다가 나중에 만나요!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다시 써 내려갑니다.
푸돌이와 방구가 우리 곁을 떠나간 지 어언 두 달이 가까워지는 오늘.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들을, 그리고 기억들을 꺼내어봅니다.
(나의 친구들, 나의 반려견들이 무지개별로 소풍 간 날 : 방구 D+57, 푸돌이 D+41, 베리 D+32)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줄 모르겠습니다. 일부러 푸구 생각을 안 하려고 아내와 저는 더 바쁘게, 더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치열함이, 그 분주함이 끝나는 순간. 외로움과 그리움이 순식간에 몰려왔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늘 보이던, 우리를 반겨주던 아이들의 자리가 이제 훵합니다.
미끄럼 방지 패드도, 기저귀도, 아이들이 먹던 약도, 사료도... 모두 그대로인데. 이 아이들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