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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a Apr 01. 2018

중성적인,
그래서 매력적인 Jazz singers

Chet Baker & Nina Simone

남자야 여자야?


라디오나 카페 등 무심코 들었던 음악에 놀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여자 목소리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남자 가수이거나, 남성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여성일 때 그렇다. 그런 경우 꽤 인상적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하는데, 흔히 겪을 수 있는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가수의 경우는 나에게 딱 한 사람이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파 뮤지션, 서문탁.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일인데, 라디오에서 거친 목소리의 락 가수로 들리는 남자 가수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서문탁'이라는 여성 가수였다는 것이다. 어린 마음에 신선하고 큰(?) 충격을 받았는지, 깜짝 놀랐던 기억만은 아직도 남아 있다.


Jazz계에도 성별이 헷갈릴 정도로 중성적인,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뮤지션들이 있다. 그 중 2인을 소개한다. Chet Baker와 Nina Simone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Chet Baker - 무심한 듯 음울한 매력, 훤칠한 외모는 덤



쳇 베이커 chet baker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러한 느낌들이 떠오른다.


여유, 고독, 음울, 밤, 순수함, 사랑, 자존심


https://youtu.be/0U_WREHha9M

chet baker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독자에게는 『 I Fall In Love Too Easily 』를 추천한다. (사실 『 My Funny Valentine 』이 더 대표곡이라면 대표격이겠지만, 너무 어두울 수 있다.) 


여리여리한 목소리는 아니지만, 무심코 들으면 누가 들어도 여성 뮤지션같은 느낌이다. 재즈카페 한 구석에서 멋드러진 드레스를 입고 여유롭게 노래하는 가수, 그러나 어딘가 고독한 느낌이 풍기는. 


하지만 chet baker는 남성일 뿐 아니라 트럼펫을 주요 악기로 연주하는 트럼페터다. 트럼펫은 재즈의 밀도를 높이고 선 굵게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여성스러운 목소리 사이 중간중간 이어지는 트럼펫 선율이 한 사람을 통해 나오는 것이라니.


그렇다. 트럼펫을 들고 있는 저 미소년이 바로 chet baker다


I fall in love too fast
My heart should be well schooled
'Cause I've been fooled in the past
But still I fall in love too easily


사랑에 너무 빨리 빠져서, 정신을 좀 차려야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금사빠'라는 가사. chet baker는 사실 평생 헤로인 등 마약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했다. 이 때문에 말년에는 암울하게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어두운 삶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끊임없이 빠져들었던 그의 삶을 『 I Fall In Love Too Easily 』가 담고 있는 듯도 하다. 그의 삶에 대한 평가는 갈릴 지라도, 음악 자체는 Jazz계에서 높이 평가받아 후대 여러 뮤지션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Nina Simon - 듣는 순간 숨 죽이게 만드는 힘, 그녀만의 아우라


재즈 보컬의 대모, Nina Simone이다.


다소 음울하고 미소년같은 순수한 음색을 chet baker와 즐겼다면, 이번엔 니나 시몬 Nina Simone의 차례다. 여성 목소리 중 가장 낮은 음역대(대략 F3 에서 G5)를 뜻하는 '콘트랄토'의 음색을 들으면, 연륜이 깊은 남성 뮤지션이라 충분히 생각들 법도 하다. 무려 테너와 겹치는 음역대기 때문이다.


https://youtu.be/9ckv6-yhnIY 

And then you're bound to see my other side

But I'm just a soul 

whose intentions are good

Oh Lord, please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그러나 가사만 보면, 내 편을 들어주고 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연인을 향해 매달리는 여인이 떠오르는 영락없는 사랑 노래다. 특히나 『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는 수많은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했을 정도로 명곡이다.


출처: https://www.newsy.com/


시대가 시대이기도 했지만, Nina Simone은 흑인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 줄리어드 음대 출신의 정규 클래식 교육을 받은 인재였지만, 마틴 루터킹과는 다르게 과격한 폭력 혁명을 꿈꾸었다. 


이러한 과격한 성향 덕에 본 고향인 미국을 떠나 파리에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강력한 아우라는, 시대를 바라보는 신념과 의지에 따른 것일지도 모른다. 



Jazz의 멋


재즈는 틀에 얽매이지 않아 문득 문득 귀를 자극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특이성으로 인해 오히려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이 재즈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남성적인 목소리와 여성적인 목소리를 구분짓자는 것은 아니지만, 성별의 특색도 Jazz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단지 느껴지는 대로 듣고 즐길 뿐. 가끔 삐뚫어지고 싶을 때, 마음을 해방하고 싶을 때, 재즈를 한 곡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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