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쩌다

by 엄마다람쥐

어쩌다

그 집 강아지 똥이

우리 모두의 똥이 되었는가

어쩌다

그 집 강아지 털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는가

주워달라 그림을 붙여도

만 원짜리 열 장 스무 장 내야 한다고

써붙여놔도

어찌

똥밭이 되어가는가




아파트 단지에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강아지 배설물이 늘고 있다고 꼭 수거하라고요. 여기저기 벌금이라고 붙어있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공원, 학교 가는 길에도 점점 똥이 늘어나요.

아침에 강아지 데리고 한 바퀴 도는데 흰 털이 공원 벤치 아래와 주변으로 많이 흩어져있었습니다. 흰 새가 잡혀먹었나, 새 깃털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봤는데, 깃털이 아니고 어떤 털인데, 이게 뭘까 한참 생각했어요. 강아지 털을 다듬은 것 같아요. 예전에 다른 공원 벤치에 붙어있던 A4 종이가 생각났어요. 개 털을 버리지 말고 수거해 가라는 문구였어요.

"안녕하세요~! (미소 활짝)"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저를 향했습니다. 강아지 똥을 줍고 있던 터라 올려다봐야 했는데, 공원 관리차에 타고 계신 분이셨어요. 활짝 웃는 얼굴, 그리고 안녕하세요, 그냥 아무 하고나 웃으며 인사하는 캘리포니아식 인사는 아닌 것 같고, 뭔가 뜻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왜 갑자기 나한테 인사를 하셨을까? 웃으면서? 내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공원 관리자 입장에선 제가 고마웠을 법합니다. 골칫거리 하나를 없애고 있었으니까요. 강아지들의 귀여움만 온 동네 사람들이 만끽하면 안 될까요? 똥은 줍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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