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를 놀리는 까마귀
애들 학교에서 Field Day라고 학년 별로 돌아가면서 한 시간씩 야외 놀이 시간을 가졌어요.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도와드리고 있었는데 눈앞으로 매가 지나갑니다!!!
붉은 꼬리매 (Red-tailed Hawk)가 자주 학교에 와서 쉬는 시간에 놀다 보면 자주 본다고 했었어요. 제 눈앞에도 왔습니다 ㅎㅎ 펜스에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마치 조각상처럼요. 그런데 이 평화를 깬 두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듭니다. 매 주변에서 알짱알짱, 점점 더 과격하게 매 주변으로 휘휘 오르락내리락했어요.
까마귀 진행방향 ↘ 매 ↗
처음엔 까마귀 두 마리가 장난치면서 노는 줄 알았어요. 제니퍼 애커먼의 <새들의 방식>에서 까마귀는 놀 줄 알고 까불 줄도 아는 새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거든요. 바닥에 떨어질 듯 휙 낙하했다가 다시 오르는 놀이도 한다고 했는데 오늘 이 둘의 모습이 딱 그런 것 같았어요.
그런데 가만 보니 이 녀석 둘이 거의 매를 날개로 칠 듯 가까이 갑니다. 매를 놀리고 쫓아내려고 하는 거였어요! 맹금류에게 달라드는 까마귀! 매가 확 잡아채서 먹어버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https://youtube.com/shorts/XXFT66tZprw?feature=shared
매는 성가신지 돌아 앉았고, 그래도 까마귀들은 계속 매 가까이에 날아갑니다. 매가 발톱을 세울 것이냐 말 것이냐!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사냥 장면이 펼쳐질 것인가! 두근두근하고, 물 떠다 나르기 경기하던 아이들도 모두 멈춰 서서 매를 쳐다보았습니다.

매는 발톱은커녕 입도 벌리지 않고 그대로 날아올랐습니다. 까마귀는 의기양양하게 매를 끝까지 쫓아갔습니다. 매는 성급히 야자수 거대 빗자루 같은 이파리 사이로 쏙 들어갔고, 그제야 까마귀가 멈췄습니다. 아니 까마귀가 성가시게 하면 매가 콱 잡아먹어버릴 줄 알았는데 ㅋㅋㅋ 도망가다니요!!!
매도 너무 더웠는지 아니면 배가 고프지 않았는지 아니면 까마귀가 두 마리라 싸우기 싫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 까마귀가 무서웠던 것인지 아니면 까마귀는 맛이 없는지 아니면 다음 기회를 보는 것인지.......... 궁금증을 다 적다 보면 판소리 하나 나올 것 같아요 ㅎㅎㅎ
https://blog.naver.com/fly2a/223071476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