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박력 있게 퐉퐉!
LA에서 약 40분 정도 걸리는 패서디나(Pasadena)에는 부자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P&G 비누 회사를 차린 갬블가족도 여기 살았고, 막대한 철도 재벌 헌팅턴(Henry E. Huntington, 1850–1927)도 이곳 주민이었어요. 예술품과 책을 수집했고, 유럽에서 건축 자재를 수입하여 서부로 달리는 기차에 실어 와서 건물을 지었다고 해요. 얼마나 부자였을지 가늠이 안될 지경이에요!
특히 정원사 윌리엄 헐트리히(William Hertrich, 1878-1966)가 1904년부터 헌팅턴의 정원을 담당하여 1948년까지 정원 총책임자로 활약했고, 돌아가실 때까지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고 해요. 그 정성이 아직도 살아 숨 쉬듯, 헌팅턴 가든은 갈 때마다 풍경이 달라져서 새로운 곳에 온 것 같아요.
흙길을 밟으며 걷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낙엽 치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스락바스락, 빗자루로 쓰는 소리 같기도 한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어요. 가만히 서서 소리가 나는 쪽을 보니 새 몇 마리가 낙엽을 발로 퐉퐉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EqU68C64akQ?feature=shared
갈색 배, 검은 머리, 흰 점이 보이는 검은 날개! 우리말로는 얼룩검은멧새, 점박이 토히(Spotted towhee)라고 불리는 새에요. 어찌나 박력 있게 낙엽을 차는지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찾아보니 곤충, 씨앗 등 먹이를 찾으려고 땅을 박박 긁는다고 해요.
'토히'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새의 목소리가 토히!로 들려서 그렇대요. 제 귀에는 "삐이익"으로만 들리는데 어쩌지요... ^^; 제가 이 새를 발견했다면 '점박이 삐이익'이 되었을지 몰라요! 궁금했던 새인데, 오늘은 제대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운 좋은 날입니다! ^^
캘리포니아 토히(California towhee)도 있어요. 같은 토히이지만 배 색깔이 갈색 계열인 것만 비슷할 뿐 등과 머리는 전혀 다른 색입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캘리포니아, 오듀본협회에 따르면 이곳에 약 690종의 새들도 함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도 새도 이 땅에 어울려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