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베이에서 해달을 보고
해달에게 부탁 하나
잔잔한 파도와 하나되어
물 흐르는대로 둥둥
파도 하나 만들며
미끄러지듯 사라져
꼬리를 감추네
까만 눈, 바닷물에 젖은 둥근 얼굴
의기양양한 표정
게를 한 마리 잡았구나!
두 손에 꼭 쥐고 배에 쾅쾅
반으로 쪼개서 와그작 와그작
파도도 덮지 못하네
내 마음 속 오래된 돌 하나
너라면 산산조각 낼 것 같아.
부탁해도 되겠니?
캘리포니아 해변 모로베이(Morro Bay)에서 해달을 한참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에 생각나는대로 글을 적었어요. 평온한 해달 모습, 열정적으로 조개며 게를 깨부셔 먹는 모습, 신나게 헤엄치는 모습이 내내 떠올랐습니다.
물에 누워있다가 순식간에 물 속으로 쑥 들어가서 한참 안 보이다가 어느 순간 게 한 마리 잡아오고, 조개 하나 따오는 해달, 날쎈돌이 소닉 같았어요. 먹는 건 또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마이크 없이도 ASMR 먹방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집게발도 아작아작 씹어먹는 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울립니다.
누구나 걱정 하나씩은 가지고 살잖아요? 그 돌 하나씩 해달한테 부탁하고 싶어요. 내 걱정 부셔줘!!!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