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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물 한 냄비

새를 위하여

by 엄마다람쥐


40도 거뜬히 넘기고

사막처럼 바짝 마르는 한낮


새벽에도, 밤에도 스프링클러는

쉼 없이 물을 뿜지만

캘리포니아 태양 아래

물방울은 감쪽같이 사라지네.


새로운 도시, 낯선 온도, 어리둥절한 나

물 가득 채운 냄비 하나 꺼내두고

베란다 손님을 기다린다.


파다닥 날갯짓, 조심스레 콩콩

작디작은 새 한 마리


목 축이고 가렴!

놀라게 하지 않을게

마음 놓고 쉬었다 가렴!


물 한 냄비 나누는 친구 사이

설레는 마음, 즐거운 기다림

미소 번지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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