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겨울, 봄, 계절에 따라
8월 중순에 새 학년을 시작한 캘리포니아 학교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한 계절에 행사 한 개를 꼭 하는 것 같았어요. 가을엔 할로윈, 겨울엔 크리스마스, 봄에는 발렌타인데이, 씨앗 심고 학교 정원 가꾸는 행사가 있었거든요.
1. 주황빛 가득한 가을 할로윈 퍼레이드
할로윈을 맞이해서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니 원하는 할로윈 복장을 입고 오라고 했어요. 얼굴을 가리는 건 위험하니까 안된다고 했구요. 퍼레이드라는 말을 듣자마자 놀이동산이 떠올랐고, 구경하던 생각이 났는데, 아이들이 한다니 줄지어서 어디를 가나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학교 건너편에 있는 교육청에 들어가서 사탕을 받고 학교로 돌아오는 행사였어요. 아이들은 각자 꾸민 종이봉투를 하나씩 들고 나왔고, 4-5학년은 9시 15분, 1-2학년은 9시 35분에 학교에서 출발했습니다.
담임 선생님, 교장, 교감 선생님, 교직원분들이 안전지도를 하셨고,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 사진 찍고 환호해 주느라 학교 주변으로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Trick or Treat~!
교육청 안에서는 어떻게 했나 궁금했는데 학교 소식지로 사진을 볼 수 있었어요. 연필, 지우개, 사탕, 초콜릿 등등 다양한 선물을 받아왔어요.
2. 크리스마스 발표회
한 학기 동안 연습한 것으로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차례로 공연하는 발표회도 있었어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모두들 연말을 즐길 준비가 된 것 같아요.
노래, 춤, 악기 연주 등 너무나 귀여운 모습이었고, 강당을 꽉 채우다 못해 서서 볼 정도로 많은 부모님들도 오셨습니다. 지나고보니 이 행사가 가장 큰 규모였던 것 같아요.
3. 발렌타인데이
친구에게, 선생님께 "Happy Valentine's Day!" 하며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날입니다. "나랑 친구 해줘서 고마워.", "선생님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카드를 쓰고 작은 선물도 준비해 갑니다. 보통 사탕, 초콜릿, 작은 장난감을 담은 봉지를 마련하는 것 같아요. 특히 둘째 담임선생님께서는 발렌타인데이 파티를 계획하신다고 했어요.
파티 때 목록 중 한 가지를 준비해 주세요.
쿠키, 음료수, 과일, 냅킨, 초콜릿
저희는 쿠키를 만들어갔어요. 초콜릿도 몇 개 샀구요. 혹시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이 있는지 여쭤보니 없다고 하셔서 일반 밀가루로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쿠키 만들면서 신나고, 친구들하고 나눠먹을 생각을 하니 더 설레었던 것 같아요.
4. 교내 봄 축제(Spring Festival)
학부모회 주최로 Spring Festival이 열렸습니다. 꽃씨 심고, 페이스 페인팅, 솜사탕 등 놀면서 학교 기부금 모으는 일이 목표입니다.
아침에 비가 정말 엄청나게 와서 취소되려나 했는데 "Rain or Shine" 비가 와도 행사를 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비가 오든 안 오든 한다는 행사 ㅋㅋ 사람이 많이 오지는 않을 것 같고, 그냥 가긴 심심해서 달고나를 만들었습니다. 기부금을 위한 행사이니 좀 비싸게 ㅋㅋ 한 개에 4달러, 두 개에 6달러로 결정했어요.
일곱 개를 만들어서 가져갔는데 달고나 좋아하시는 교장선생님께서 보시자마자 "I love these!" 하시며 현금 가지러 교장실에 다녀오셨습니다. 4개 사셨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 와그작와그작 "So great!" 정말 좋아하셨어요. 옆에서 보시던 교감 선생님도 냉큼 두 개를 사셨습니다 ㅎㅎㅎ 달고나 판 돈을 기부하는 기쁨! 한국 문화 덕분에 기부할 수 있어서 더욱 뿌듯했습니다.
크고 작은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소속감도 키우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해 보는 좋은 기회였어요. 달고나를 만들어보기만 했지 팔아서 돈이 되는 경험은 처음이었고, 번 돈을 직접 기부하는 것도 처음이라 새롭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순간입니다. 행사가 작든 크든, 참여해 보세요! 해본 사람은 더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