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를 중심으로 메타버스의 한 면 정도를 대략 살펴볼 수 있는 책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메타버스'였습니다. 뭔가 현실세계와는 다른 가상현실인 것 같으면서, 증강현실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뭔지 느낌은 알겠는데 딱 떨어진 설명은 찾아봐도 잘 나오지 않는 그런 둥둥 떠다니는 단어였죠.
이 책은 그 '메타버스'에 대한 내용을 트렌드 전문가의 입장에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이게 무엇이고, 어떤 것들에 기반이 되어서 등장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수 있으니, 우리 사회의 각 부분은 어떤 방향에 대비를 하고 있어야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거나, 대학 교과서나 전문서적처럼 어려운 번역투로 적혀있지 않아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어디에서 '메타버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상대방이 저걸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있을 정도의 '감'을 잡게 해주는 책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게임이나 소셜미디어와 같이 이미 어느 정도 메타버스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먼저 설명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메타버스의 분위기를 잡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이후, 이 책의 본론은 '그래서 이게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 표지에 NFT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고, 지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서 일종의 가상현실인 메타버스에서 가치가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이야기는 결국 경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설명하는데 NFT가 필수적인 개념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이 이 둘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책이 메타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이 어떤 쪽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메타버스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을 할 것인지 등과 같이 메타버스 자체를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어떤 방식이든지 메타버스 속에서 우리 실생활과 같이 '거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제페토'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내가 진짜 꼰대가 되었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어린 시절 서점에서 종종 '윈도우즈 따라잡기', '트위터 활용하기' 이런 책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서, '그냥 해보면 되지 뭘 저런 게 책으로 다 나오는 거지'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전 세계 2억 명이 쓰고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름도 모르고 있다가' 이렇게 책으로 알게 되었네요.
인터넷 블로그를 읽듯이 쉽게 읽히게 쓰인 책입니다. 다양한 사례와 캡처 사진들도 들어가 있어서, 바로바로 검색을 해보지 않아도 사례들을 보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내용이 많지는 않습니다. 300페이지 조금 되지 않는 단행본 분량에서, 널찍한 여백 가운데에 수많은 그림과 함께 큼지막한 글씨들로 적혀있다 보니 많은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거든요. 이 책 한 권으로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감을 잡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간을 내서 몇 권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26. 둘째, 메타버스는 게임 속 세상에 그치지 않는다.
30. 이 영화의 감독들이 하나 같이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책이 바로 1992년 출간된 <스노 크래시>다.
42. 그런데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의 시대가 되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포털사이트를 거칠 필요 없이 SNS와 카카오톡을 통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인터넷의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46. 위키피디아에서 '메타버스'를 검색하면 미국전기전자협회 IEEE의 '지각되는 가상세계와 연결된 영구적인 3차원 가상공간들로 구성된 진보된 인터넷'이라는 정의와 비영리 기술 연구단 ASF의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이라는 정의를 볼 수 있다. (중략) ASF의 정의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증강과 시물레이션'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증강현실 Augemented Reality, 가상세계 Virtual Reality, 라이프로깅 Life Logging, 거울 세계 Mirror Worlds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59. 모든 게임은 현실이 아닌 '가상'이라는 점에서는 가상세계라고 할 수 있지만 게임 속 세상이 메타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바로 '자유도', '소셜(소통)', '수익화'이다.
91. 물론 영화관에서 보는 것보다 몰입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포트 나이트는 몰입도보다 여럿이 함께 본다는 '공감'과 '연대' 그리고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9. 그런데 이렇게 수익성도 있고 메타버스로 주목받고 있으며, 가입자 수가 2억 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페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략) 그 이유는 10대 이용자가 80% 이상이고, 국내가 아닌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직까지는 해외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게임이다.
109.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땅'이 있지만,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다. (중략)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에펠탑은 하나지만, 가상세계에서의 에펠탑은 플랫폼마다 하나씩 여러 개가 될 수 있어 처음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21. 셋째,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가상현실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빠른 인터넷을 통해 개개인들에게 초고화질의 세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야 한다. 그리고 수많은 개인들이 가상현실 세계에 모이기 위해서는 서버가 튼튼해야 한다.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하는 대표주자인 아마존 AWS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AWS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로, 앞서 이야기한 에픽게임즈, 넥슨, 유비소프트, 포켓몬 컴퍼니, 캡콤, 게임로프트, 스퀘어 에닉스, 세컨드라이프의 린든랩 등이 이미 AWS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40. 이 중 스마트 컨트랙트란 특정한 조건을 정해놓고, 그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해 놓은 것을 말한다.
144. 하지만 아무리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고양이라고 해서 드래건 키티가 600 이더리움이 되어야 할 이유는 특별히 없다. '돈세탁의 의미로 누군가 넣어놓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165. 이렇듯 현실세계에서는 오리지널리티를 확인하고 증명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든다. 그런데 만약 '이게 진짜다'라고 증명해 줄 수 있는 확실한 무언가가 있다면 어떨까? 모나리자 그림 한구석에 진짜 다비치가 아니라면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는 서명을 해놨다면 후대의 사람들이 조금은 덩 고생하지 않았을까?
172. 그런데 왜 NFT에서 '예술품'이 중요한 걸까? 그 이유는 거래금액이 크고,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181. 크든 작든 NFT 거래소에 작품을 올리거나 거래를 할 때 우리는 수수료를 낸다. 이렇게 '돈'이 지불되었다면 거래소는 그에 대한 일정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188. 그리고 또 하나는 카카오의 '클립'이다. 카카오는 이미 2020년부터 '클립'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카카오톡에 기본으로 탑재해 두었다. 클립에는 각각의 토큰을 연계해 담을 수 있는데, 카카오의 자회사인 그라운드 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만든 '클레이'라는 코인을 기본으로 담을 수 있다.
223. 둘째, 사람 인플루언서들에 비해 관리하기가 쉽다.
242. 지금은 소셜과 VR이 혼재된 단계의 중간쯤이다. 2022년에는 페이스북, 소니, 애플과 같은 회사들이 조금 더 고도화된 VR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휴먼의 개발과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진짜 같은 디지털 휴먼들이 등장하는 것도 2022년 이후로, 이들 모두가 체계가 잡히는 건 2023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풀 다이브, 즉 정말 공상과학과 같은 상상의 세계는 언제쯤 올까? 이것만큼은 감히 예측할 수 없지만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의 이야기에 따르면 2030년 나노봇이 뇌에 이식되고, 2045년 모든 것이 바뀌는 특이점이 온다고 한 바, 2030년 이후에는 풀 다이브의 세상 역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248. 이런 의미에서 DGB금융지주가 제페토를 활용해 진행한 경영진 회의는 의미가 크다. 짐작하기에 처음이라 어색하고 당황스러운 점들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경영진 모두가 진지하게 경험하고 '배우기로 했다'는 것과 추진하는 팀에서 이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한 발 먼저 고민하고 준비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72. '에이, 그건 애들이나 하는 거지'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생각은 멈추게 된다. '이건 누구나 해봐야 하는 거지'라는 말이 떠오르도록 말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자. (중략) "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very evently distributed." 윌리엄 깁슨이 했던 말을 기억하자. 이미 메타버스는 우리 곁에 와 있다. 단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