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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Nov 01. 2016

인도 101 - 축제

디왈리

인도 사람들은 축제를 사랑한다. 음악과 춤을 사랑한다. 신은 더 사랑한다. 한달에 한번꼴로 국경일이 있는데 10월의 디왈리도 그 중하나다. 우리나라의 추석처럼 긴 연휴를 가지는 축제다. 하지만 제일 큰 축제인건 잘 모르겠는데 1월에 있었던 건국기념일에도 퍼레이드하고 온동네 꾸미도 난리났었기 때문에 디왈리가 큰건지 원래 축제가 다 이런지 모르겠음.

디왈리는 빛의 축제다. 신이 축복을 내리는데 자기 집이 밝아야 신이 잘 찾아 온다는 의미로 집 외관에 전구로 어마어마하게 장식해 놓는다. 계속 터뜨리는 폭죽은 덤. 크리스마스 느낌이다. 온 동네가 전구로 반짝거린다. 화려한걸 좋아하는 나라 답게 전구도 형형색색이다. 디왈리가 있는 10월 한달 내내 이렇게 꾸며 놓는다.

알록달록 조명. 온 동네에 달아 놓는다.
화려한 장식의 쇼핑몰과 화려한 인도 여자들. 예쁘다.
심지어 병원도 이렇게 꾸며놓음. 소아과 아니에요. 일반 진료실임.

디왈리는 한국 명절로 치면 추석쯤 되는 지위(?)인듯 하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는 시기이고 온 친척과 친구들, 거래처에 인사다니는 시즌이다. 디왈리가 있기전 일주일간 인사를 다니며 선물을 교환한다. 디왈리 당일은 주로 친척들과 보낸다. 한국이 '정'을 중시한다고 하는데 인도도 거기에 뒤지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관계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비즈니스가 딱 '일'만으로 이해되지 않고 '사람'이 한다는 인식이 크다. 그래서 선물도 꼭 얼굴보고 줘야 한다고 같이 일하는 인도 친구들은 여기저기 선물 사고 선물 배달하느라 매우 바빴다. 한국이랑 너무나 비슷하다.

이 날은 전통 옷을 입는 날이기도 하다. 원래도 잘 입고 다니긴 하던데 이날은 특히나 모두가 다 입고 다닌다. 쿠르타 혹은 사리. 넘넘 예쁘다. 게다가 색상 선택들도 매우 과감하다. 빨강, 노랑, 파랑, 민트 등등 비비드한 색을 넘나 예쁘게 입는다. 인도 사람들 다 예쁘고 잘 생겨서 과감한 색도 거뜬히 소화해 낸다. 쿠르타는 긴 셔츠같은 옷인데 밑에 레깅스나 알라딘 바지 같은걸 꼭 입어줘야 한다. 안입으면 바지 안입고 돌아다니는거임. 자유긴 하지만 비웃음을 살 수 있다ㅋ 가격은 각양각색인데 1~3만원 사이에 적당한걸 살 수 있는듯. 사고 싶었으나 보는 눈이 없어 결국 못 골랐다. 레깅스는 상의와 깔맞춤을 하는게 원칙인듯.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다들 화려하게 한껏 꾸미고 왔다. 초라한 우리들. 악세서리도 빡세게 해서 걸을때마다 짤랑짤랑 거린다.

알록달록. 평범한 색상 따윈 없는거다.

디왈리는 힌두 음력으로 날짜가 정해져서 매년 다르다. 총 5일간의 축제인데 5일 다 쉬는건 아니고 회사들은 이중 3, 4일 정도 쉬고 음식점들은 당일(3일째)엔 거의 다 쉰다. 크리스마스를 유럽이나 미국에서 보내본 사람은 알겠지. 휴일 전에는 막 신나고 축제분위기다가 막상 당일에 외국인은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디왈리도 마찬가지다. 다들 가족들이랑 보내느라 막상 관광객은 할 일이 없다. 미친 파티를 생각했다면 오히려 잠잠. 디왈리 기간 내내 폭죽 놀이를 하긴 하지만 3일째가 절정이다. 인도 친구들이 자꾸 디왈리때가 되면 사람들이 폭죽을 많이 해서 공기가 안좋아진다고 해서 속으로 과장도 정도껏 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3일째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쉴새없이 폭죽이 터진다. 정말 말그대로 쉴새없이. 1초에 하나씩 터지는듯. 공기도 물론 엄청나게 뿌옇게 변한다. 안그래도 공기 오염 심한 도시인데 숨쉴수 없는 정도. 우린 얼른 집으로 들어왔다. 폭죽 종류도 다양하고 꽤 큰것도 많이 터뜨린다. 질이 안좋은 건지 화려함보다 시끄러운 폭죽이 더 많다. 물론 예쁜것도 많다. 가족들이 집 앞에서 폭죽놀이를 하고 있다. 델리 인구가 1800만인데 이 사람들이 전부다 몰려나와서 2시간씩 폭죽을 터뜨린다고 생각해 보자. 즐거우면서 헬이다.

델리에 가족이 없는 우리는 디왈리 축제동안 coworking space를 하나 발견해서 거기서 일하는 중이다. 3일째에 전부다 닫는거 빼곤 좋은게 이 기간동안 선물을 주고 받기 때문에 가게들마다 엄청 세일을 한다. 쇼핑찬스! 악게서리 노점상도 많이 보이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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