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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라인 Oct 20. 2021

내가 케세이퍼시픽 말고 에띠하드 항공을 선택한 이유

인연이 닿는 회사는 따로 있다



“케세이퍼시픽을 안 가고 에띠하드에 온 이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근데 사실 제 동기 중엔 카타르 안 가고 에티하드 온 친구도 있고, 저 말고도 케세이 안 가고 에띠하드 온 친구 둘이나 더 있어요


그래서 이번 주제는 굉장~히 주관적이에요.. 에띠하드랑 케세이 둘 다 붙었는데 케세이 선택한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재미로 봐주세요





일단 제가 플라이두바이를 그만두고 이제 다른 항공사로 가야겠다 마음먹었을 때 정말 많은 항공사를 서치 해봤어요

그리고 제가 바라는 필수 항목을 추렸습니다

1. 한국 레이오버가 있을 것
- 한국 레옵이 없는 항공사에서 일하다 보니 한국 왔다 갔다 하는 게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리고 한국손님을 한국어로 서비스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2. 풀서비스 항공사
- 전 세계 모든 저가 항공사 중에서 워라밸&급여 부분에서 플두가 최고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른 저가 항공사를 가느니 플두에 남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3. 숙소 제공
자취하면 좋은 부분도 많은데 신경 써야 할게 너무 많아요.. 집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매달 집값도 내야 하고 전기세&수도세 (두바이에서는 데와라고 하죠) 인터넷비 등등~
잡다한 것에 너무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다음번엔 무조건 숙소 제공해주는 곳으로 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 희망사항: 한국과 가까운, 영어가 공용어인 아시아 베이스

두바이에 한 3년 사니 질리더라고요.. 그래서 베이스를 옮기고 싶다 생각이 들었고, 이왕이면 한국이랑 가까운 아시아 쪽으로 베이스를 옮기면 문화도 비슷하고 주류에 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선 에마라 티 & 아라빅이 주류다 보니 아무래도 비주류로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대로 생활을 하려면 말도 통해야 하니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곳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싱가포르항공은 나이 제한이 있어서 케세이가 뜨면 무조건 지원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케세이랑 에티하드는 제가 바라던 필수 항목 세 가지를 충족해요. 그리고 케세이퍼시픽은 제가 정말 오래 기다려온 꿈의 항공사나 다름없는데, 에띠하드로 결정을 했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에띠하드 올 것 같아요. 그 이유는




1. 집 값

아부다비랑 두바이도 집값 비싼 편인데 홍콩은 어마 무시하죠..  케세이가 숙소를 지원을 해주긴 해주는데, 단 “2년” 만 제공해줍니다. 원래는 뭐 10년, 7년 이렇게 장기제공이었는데 제가 입사하려고 했던 해부터 컨트랙이 바뀌었어요.. 전 이미 비행을 해봐서 그 2년이 얼마나 쏜살같이 가는지 너무나 잘 알거든요.. 아마 7년 제공이었으면 케세이 선택했을 것 같아요. 저에게 홍콩은 너무나 살아보고 싶은 도시였거든요


2. 시니어 리티

케세이퍼시픽을 다녀본 게 아니라 회사 분위기를 잘은 모르지만 파이널 인터뷰 때 면접관이 회사 시니어 리티가 심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플두에서 편하게 일했던 저는 막연하게 아시안 베이스보다 중동 베이스가 시니어 리티 덜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중동 항공사라고 시니어 리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3.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부담감

해외에서 살아보신 분들은 다 알 거예요.. 해외 취업은 맨땅에 헤딩이라는 것을.. 제가 20대만 됐어도 이런 생각이 안 들었을 거 같은데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이다 보니 “어느 세월에 또 하지..” “안 했지만 생각만으로도 피곤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찐 INFP입니다만..) 두바이 생활이 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한 편으론 많이 편하고 익숙해지기도 했거든요.


4. 더 빨리 나온 에띠하드항공 입사날짜
진~짜 단순하게 에띠하드에서 먼저 입사날짜가 나왔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결정적인 것 같아요. 아마 케세이퍼시픽에서 입사날짜가 더 일찍 나왔다면...? 케세이 갔을 거 같기도 해요. 숙소 제공이 2년밖에 안되지만 언제 홍콩에서 살아보겠어~!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사실 에티하드항공도 케세이퍼시픽도 다 너무 좋은 항공사여서, 어디가 더 좋다 라고 얘기하기가 힘들어요. 전 에띠하드를 선택해서 아무래도 더 좋게 말한 게 있지만, 케세이는 케세이입니다.. 괜히 케세이를 홍콩의 에미레이츠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케세이 면접장에서 중동 항공사 출신 전직 승무원분들 정말 많이 만났는데, 에띠하드 면접장에서 전직 케세이는 못 봤어요. 이 문장으로 다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에티하드보다 케세이가 더 유명하기도 하고, 한국이랑 가깝고 (2-3일 오프만 있어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 중동의 대부분의 항공사는 레이오버가 24시간인 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레이오버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 무엇보다 홍콩 베이스~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아쉽지만.. 전 홍콩 베이스랑은 인연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홍콩 익스프레스 & 케세이퍼시픽) 코로나 때문에 채용이 언제 뜰지 모르지만 다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번엔 더 재밌고 신박한 주제로 포스팅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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