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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롤라인 Oct 20. 2021

외항사 승무원 준비생이라면 꼭! 생각해봐야 할 것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외항사 승무원 일상의 비하인드 스토리


안녕하세요 오늘은 외항사 승무원 준비생 분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볼까 해요.  이렇게 주기적으로 외항사 승무원 관련한 이야기를 해줘야 준비생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서요~~ 물론 경험을 바탕으로 한 100% 저의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외항사 승무원만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분들도 있지만 국내 항공사 준비를 하다가 잘 안돼서 외항사 준비하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입사 후 경력을 쌓아서 (최소 2년) 국내에 경력직으로 다시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하실 수 도 있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습니다. 비행하고 있는 도중에 면접일과 내 오프가 겹칠 확률도 엄청 낮을뿐더러 스왑이 힘든 회사라면 서류에 붙어도 면접을 갈 수가 없는 속상한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맘에 안 들고, 다른 항공사로 가고 싶고, 내가 왜 여기 왔나 싶고… 제가 과외하거나 스터디할 때 늘 했던 말이 있는데요. “붙어도 가기 싫은 곳이라면 지원조차 하지 말아라.”


일단 붙으면 어디든 가라고,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아요. 특히 승무원 학원이나 과외하시는 분들은 이런 말 많이 하는데, (아마 합격률 때문일 것 같습니다) 저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진짜 가고 싶은 항공사는 A인데 합격시켜준 B 항공사를 간다? 단언컨대 그 생활이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입사하고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생기면 A 회사 오픈데이 날짜를 확인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알려드릴게요. 유니폼이나 회사 규모, 월급 등 주요 부분을 제외하고 어떤 회사 (항공사)를 내가 선택하는 게 좋을지! 어떤 선택을 해야 내가 덜 힘들고 더 행복할지, 회사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 드릴 테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참고만 해 주세요!




1. 채용 빈도


2년에 한 번 씩 계약이 만료되는 유럽 항공사 (KLM, 알리탈리아 등)를 제외하고 해당 항공사가 신입을 얼마나 “자주” 또 “많이” 뽑는지 한 번 체크해 보세요. 특히 한국인 승무원을 “얼마나 자주”, 또 “많이” 뽑는지는 왜 중요하냐면, 이게 시니어 리티 & 승진이랑 직결되기 때문이에요.


회사 생활엔 어쩔 수 없이 시니어 리티가 있어요. 전 어느 정도의 시니어 리티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건 한국인 승무원 채용을 주기적으로 한다는 전제 하입니다.. 신입의 기준은 얼마나 될까요? 전 에티하드항공 입사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신입이라는 소리를 가끔 들어요. 왜냐하면 제가 입사한 2019년이 에티하드항공에서 4년 만에 뜬 채용이었거든요.. 그러니 저 이전에 입사한 사람들에게 저는 아직도 신입인 셈이에요. 또 4년 전에 입사하신 분들은 뒤에 후배가 없기 때문에 4년을 신입 생활한 거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주기적으로 신입을 채용한 항공사에서는 신입이 계속 들어오니까 내가 근속연수가 길지 않아도 금방 선배가 되고, 금방 승진이 되고, 금방 월급이 오르고, 금방 또 배울게 생기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내가 입사하고 채용이 끊겼다면.. 승진하는데 시간 좀 걸릴 수 있어요.



2. 내가 정말 가서 “살고”싶은 베이스 인가


여러분이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거의 대부분 여행을 좋아할 겁니다. 하지만 여행이랑 비행은 정말 다르고, 또 여행과 일상은 정말 많이 많이 다릅니다. 제가 살고 있는 UAE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광고나 미디어에서 보는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너무 멋있죠〰️ 번쩍번쩍하고, 다들 비싸고 럭셔리한 명품만 하고 다니는 것 같고, 나도 저기 가면 부자 될 것만 같고, 로컬 에마라 티의 네 번째 부인이 될 수 있을 것만 같고, 늘 화려한 삶만 살 수 있을 것 같고…


하지만 현실은, 정말 말 그대로 “외국인 노동자”랍니다. 로컬 사람들 (에마라티) 과는 일상에서  잘 마주치지도 않아요. 기껏해야 공항에서 보는 경찰이나 출입국 관리직 정도..? 일상에서는 다른 국적의 동료들이나 비행에서 보는 여러 국적의 승객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이나 공사장에서, 혹은 택시기사로 일하는 파키스탄 아저씨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됩니다. 광고랑 현실은 달라요.


두바이 여행 오신 분 들은 대부분 택시 타고 이동합니다. 여행 다닐 때야 한 두 번 택시 타고 다니는 거 괜찮죠. 그런데 내가 사는 곳이 대중교통이 잘 안되어있어서 어딜 가고 싶을 때 늘 택시를 타야만 하는 곳이라면? 또 그 택시비가 너무 비싸다면? 여행과 현실은 많이 다르죠.


UAE는 자국민 보호법이 정말 잘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UAE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산다는 건, 자국민들과 비교했을 때 억울한 일을 당할 수 도 있다는 걸 뜻합니다. 아랍어를 유창하게 하실 수 있다면 조금 덜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여기서 외국인은 외국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한국에서 살면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내가 가고 싶어 하는 항공사의 “베이스”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셔야 합니다.



3. 직장동료와 친구의 분리가 힘들다는 점


사실 이 부분이 제가 생각하는 외국에서 한국인 승무원으로 일할 때의 가장 큰 단점인데,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생각해봅시다. 사우디아라비아나 바레인, UAE, 카타르 에 지인이 있는 한국인이 얼마나 되겠어요..? 있다면 정말 럭키한 겁니다. 나뿐만이 아니고 동기들도 다 이 나라에 처음 오는 겁니다. 그러면 초반에 서로 의지할 수밖에 없고 자주 만날 수밖에 없어요.. 근데 내가 처음에 마음이 맞는다 생각하고 만난 친구가 시간이 지나니 단점이 보일 수 도 있잖아요? 근데 이제 이렇게 되면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서로 친구였다가 틀어진 경우 너무너무 너무 많이 봤고요. 친해서 서로 룸메로 지냈다가 절교하는 경우 정말 많습니다. 또 여기서 일하다 보면 루머나 헛소문, 장난 아닙니다.. 연예계랑 다른 게 없어요. 근데 이게 다 직장동료와 친구의 분리가 힘들어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까 한국이라면 굳이 동기들과 안 만나도 될 텐데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남자 친구도 있으니 동기들 만날 시간 없음) 여기는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만 있긴 외롭고 아는 한국인은 없고... 그러다 보니 다들 현지에서 남자 친구를 만드려고 하고, 만나고는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지도 모르겠고 괜찮은 사람도 별로 없고.. 다들 두바이나 아부다비에 잠깐만 있다 갈 생각 하니까 즐기려고만 (having fun) 하고 진지하게 날 생각하는 사람 만나긴 쉽지 않고.. 상처 받고 다시 동기들이랑 만나서 수다 떨다가 어쩌다 한 번 말실수한 게 와전돼서 소문이 돼서 돌아오고, 또 상처 받고.. 악순환입니다. 듣기만 해도 답답하죠? 근데 뭐 아무도 이런 어두운 면은 얘길 해주지 않죠... 그러니까 외항사 승무원을 준비 중이시라면, 나 혼자 무인도에 떨어져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취미 하나쯤은 꼭 만들어서 오시길 바랍니다!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 모르고 와도 외항사 승무원으로 잘 지내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또 막상 닥치면 잘 살게 되거든요~~ 그 와중에도 정말 정말 좋은 사람 만날 수도 있고 소울메이트를 만나서 결혼하는 사람도 많고 베스트 프렌드를 만날 수 도 있습니다.. You never know what’s gonna happen. 하지만 저는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게 단점일 지라도) 내가 승무원 준비할 때 이런 얘기를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포스팅을 적게 되었어요


별거 아닌 주관적인 내용이지만 차기 외항사 승무원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오피스 뷰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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