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롤라인 Jan 13. 2022

밥보다 팬케이크




에티하드 항공에서는 노선지에 따라 기내식을 다르게 제공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노선은 채식 옵션이 꼭 있고, 대부분의 승객이 인디안인 미주 노선(캐나다, 미국) 영국 노선(런던, 맨체스터) 역시 채식 옵션이 60% 이상이다.



한국 노선은 식사 서비스를 비행 중에 이륙 후와 착륙 전 두 번 제공하고 있는데 한식이 꼭 들어있다. 예전엔 아부다비에서 출발할 땐 양고기와 닭고기, 채식 파스타를 제공했었는데 이제는 한식 닭갈비도 포함된다. (심지어 맛있음)


인천 노선에 실리는 채식 호박 파스타




인천으로 왔다 갔다 하는 노선은 두 섹터 다 밤 비행이라 이륙 후에는 저녁 서비스를, 착륙 전에는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식 서비스는 한식과 양식 두 종류가 있는데 밥이랑 같이 나오는 생선 불고기 한식과 채식 바닐라 팬케이크 두 종류가 있다. 한국인들은 당연히 밥을 많이 먹기 때문에 아침 식사 서비스의 80%는 밥이다. 이번 인천 비행에도 역시 팬케이크는 20%도 안 되는 양이 비행기에 실렸고 당연히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심지어 팬케이크를 주문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4-50 중년 남성분들. 당연히 밥을 선호할 거라 생각했는데 달달한 팬케이크를 주문하다니.. 점점 없어져가는 팬케이크를 보면서  식사 옵션을 얘기할 때마다 속으로 손님한테 엄청 텔레파시를 보낸다.. “제발 밥이라고 얘기해주세요..”라고 



여전히 한산한 인천 국제 공항



먹고 싶은 메뉴가 없을 때 승객분들이 서운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실 승무원 입장에서 딱히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승무원들이 없는 음식을 만들 수 도 없을뿐더러 비행기 기내는 모든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꼭 승객분들한테 “특별 기내식”을 주문하라고 얘기해준다. 특별 기내식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먹기 싫은 메뉴를 받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은 많은 승객 분들이 밥을 선호 하긴 한다. 음료로는 아이스+콜라가 압도적 1위, 주류는 맥주가 1위, 따뜻한 음료는 블랙커피가 1위. 다른 음료는 잘 찾지도 않는다, 특히 진저에일이나 토마토 주스는 그게 뭐냐고 물으시는 분도 계셨다. (해외는 토마토 주스가 짠맛이다)



여러 노선을 비행하다 보면 그 비행마다 특징이 있는 게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국가별로 혹은 인종별로 특징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다




분명 2년 뒤면 백신도 맞기 시작해서 마스크도 다 벗고 예전처럼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변이 바이러스며 오미크론이며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비행기 타기도 어려워지고 여행 다니기도 힘들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한 모든 비행이 거의 다 만석이다.. 승무원 숫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보니 많은 비행을 카고 비행으로 바꾸고 있어서 인천에 다녀온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정도다. 내가 인천 비행했을 때 제네바랑 상하이, 나리타, 방콕 비행을 카고로 바꿨다고 들었다. 이러나저러나 일복 많은 나... 에어아라비아와 합병 이야기도 나오고 350 트레이닝도 곧 시작할 거라고 하고, 어제 한 비행에선 양성 확인자 나왔다고 코로나 검사 또 받으라고 하고.. 아부다비 일상은 참 다이내믹하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지... 투비 콘티뉴드~~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시국 중국 상하이 비행 후기 (2022년 1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