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하드 항공에서는 노선지에 따라 기내식을 다르게 제공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노선은 채식 옵션이 꼭 있고, 대부분의 승객이 인디안인 미주 노선(캐나다, 미국) 영국 노선(런던, 맨체스터) 역시 채식 옵션이 60% 이상이다.
한국 노선은 식사 서비스를 비행 중에 이륙 후와 착륙 전 두 번 제공하고 있는데 한식이 꼭 들어있다. 예전엔 아부다비에서 출발할 땐 양고기와 닭고기, 채식 파스타를 제공했었는데 이제는 한식 닭갈비도 포함된다. (심지어 맛있음)
인천으로 왔다 갔다 하는 노선은 두 섹터 다 밤 비행이라 이륙 후에는 저녁 서비스를, 착륙 전에는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식 서비스는 한식과 양식 두 종류가 있는데 밥이랑 같이 나오는 생선 불고기 한식과 채식 바닐라 팬케이크 두 종류가 있다. 한국인들은 당연히 밥을 많이 먹기 때문에 아침 식사 서비스의 80%는 밥이다. 이번 인천 비행에도 역시 팬케이크는 20%도 안 되는 양이 비행기에 실렸고 당연히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심지어 팬케이크를 주문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4-50대 중년 남성분들. 당연히 밥을 선호할 거라 생각했는데 달달한 팬케이크를 주문하다니.. 점점 없어져가는 팬케이크를 보면서 난 식사 옵션을 얘기할 때마다 속으로 손님한테 엄청 텔레파시를 보낸다.. “제발 밥이라고 얘기해주세요..”라고
먹고 싶은 메뉴가 없을 때 승객분들이 서운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실 승무원 입장에서 딱히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승무원들이 없는 음식을 만들 수 도 없을뿐더러 비행기 기내는 모든 자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꼭 승객분들한테 “특별 기내식”을 주문하라고 얘기해준다. 특별 기내식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미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먹기 싫은 메뉴를 받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은 많은 승객 분들이 밥을 선호 하긴 한다. 음료로는 아이스+콜라가 압도적 1위, 주류는 맥주가 1위, 따뜻한 음료는 블랙커피가 1위. 다른 음료는 잘 찾지도 않는다, 특히 진저에일이나 토마토 주스는 그게 뭐냐고 물으시는 분도 계셨다. (해외는 토마토 주스가 짠맛이다)
여러 노선을 비행하다 보면 그 비행마다 특징이 있는 게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국가별로 혹은 인종별로 특징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다
분명 2년 뒤면 백신도 맞기 시작해서 마스크도 다 벗고 예전처럼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변이 바이러스며 오미크론이며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비행기 타기도 어려워지고 여행 다니기도 힘들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한 모든 비행이 거의 다 만석이다.. 승무원 숫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보니 많은 비행을 카고 비행으로 바꾸고 있어서 인천에 다녀온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정도다. 내가 인천 비행했을 때 제네바랑 상하이, 나리타, 방콕 비행을 카고로 바꿨다고 들었다. 이러나저러나 일복 많은 나... 에어아라비아와 합병 이야기도 나오고 350 트레이닝도 곧 시작할 거라고 하고, 어제 한 비행에선 양성 확인자 나왔다고 코로나 검사 또 받으라고 하고.. 아부다비 일상은 참 다이내믹하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지... 투비 콘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