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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May 22. 2017

사막을 걷다

                                                             [  포토 에세이 ]


바람

모래

외로움이 꿈틀대는 곳


침묵보다 더 고요한 적막 안고

한 마리 고독한 낙타 되어

무겁고 느린 걸음으로 오르는 고행의 길

내 삶의 무게 같다

메말라 허옇게 드러누운 모래알

한발 한발 디딜 때마다

나의 발목 붙잡고

서걱거리는 신음으로 내게 기댄다


움푹 파인 상흔

모래 위 낙관처럼 찍힌 하얀 발자국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처럼

힘겹게 내딛는 발걸음

내 삶의 모습인

오르막을 오를 때에도

내리막을 내려 올때도

푹푹 빠져 무거워진 두 다리


차라리 신발을 벗어 들었다

이렇게 비우니 가벼운 것을

나는 왜 모든걸 움켜쥐고 있는지

광활한 모래

그 중심에 내가 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고독하고 목마른 마음

오아시스 찾아 두리번거린다

지평선 끝 희망이 있을까

신기루일까

오늘도 난 사막을 걷는다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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