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 에세이 ]
바람
모래
외로움이 꿈틀대는 곳
침묵보다 더 고요한 적막 안고
한 마리 고독한 낙타 되어
무겁고 느린 걸음으로 오르는 고행의 길
내 삶의 무게 같다
메말라 허옇게 드러누운 모래알
한발 한발 디딜 때마다
나의 발목 붙잡고
서걱거리는 신음으로 내게 기댄다
움푹 파인 상흔
모래 위 낙관처럼 찍힌 하얀 발자국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처럼
힘겹게 내딛는 발걸음
내 삶의 모습인가
오르막을 오를 때에도
내리막을 내려 올때도
푹푹 빠져 무거워진 두 다리
차라리 신발을 벗어 들었다
이렇게 비우니 가벼운 것을
나는 왜 모든걸 움켜쥐고 있는지
광활한 모래
그 중심에 내가 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고독하고 목마른 마음
오아시스 찾아 두리번거린다
지평선 끝엔 희망이 있을까
신기루일까
ㆍ
ㆍ
오늘도 난 사막을 걷는다
By 한 인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