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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May 24. 2017

여행 전야

                                                              [ 포토 에세이 ]

고장난 시계처럼

더디게만 가는 시간

아직 오지 않은 풍경 상상하며

들뜬 설렘 안고 여행가방을 꾸린다


일찍 자려해도

밤 새 잠 설치고

날이 밝으면

알람보다 먼저 깨어나 시계를 본다

비가 내려도 좋고

바람 불어도 상관없다

예정된 시간에 어김없이 떠날테니까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

천진한 아이처럼 은빛 백사장 뛰어다니고

첨벙첨벙 물장난치며 까르르 웃어도 보고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시골길

맑고 신선한 새벽 숲 길

일몰이 펼쳐지는 해변가

그 어디든 좋은 사람과 걸으면

그곳이 낙원


낯선 도시의 이방인 되어 상점과 거리도 구경하고

아는 이 없는 노천탕에 풍덩 몸도 담가 보면서

산들거리는 해풍에 책을 읽다

스르르 잠 들어도 행복할거야

붉은 노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잔할까

아니 한번쯤 흥건하게 취해도 괜찮겠지

등대 불빛에 퍼지는 파도소리

그 음율에 맞춰  [그리운바다 성산포] 시를 읊조려본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입마춤, 첫사랑, 소중했던 추억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 앞에

창백한 얼굴로 후회하진 않겠다

나는 다시 떠날것이다

낮선 시간 속으로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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