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

by 한인경

그런 날이었다


신발 속 작은 돌멩이 하나

발걸음 불편하게 하고


손톱 밑 작은 가시

온 신경 아프게 하듯


별일 아닌듯 작은 일에

온종일 마음 무거웠던 날

초록 물결 출렁이는 청보리밭

초록이 절정인 그곳에 다녀왔다


한적한 외딴 마을

사람 없는 텅 빈 찻집

초록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창 넓은 창가의 탁 트인 전경에

잠시 힘든 마음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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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결을 내며 지나간 자리

푸른 파도 넘실넘실 춤을 추는 목가적 풍광에

나의 눈길 한참을 머문다


사각거리며 휘청이는 청보리 군락

스산한 마음에 고요한 평화 스며들고

향기로운 차 한잔에 내 마음 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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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은 인상의 찻집 여주인

비어버린 찻잔 가득 채워주며

오랜 친구처럼 편하게 합석한다


한편의 시 같은 아름다운 풍경

고양이 한마리 벗삼아

조용히 찻집을 지키는 중년의 여인

적적한 듯 외로운 듯

먼산 향한 그 시선에 그리움 담겨있다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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