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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Sep 16. 2017

가을 이놈

가을

너때문에 커지는 외로

너의 등짝을 한대 후려쳐줄까

훤한 낮짝으로 다가와

선들거리는 바람으로 흔들어 놓곤

훌쩍 떠나버린 그놈을 닮아

풀벌레 소리 타고 창문 넘어와

뜨거운 숨길에 지친 마음

흰구름 솜사탕 언어로 보듬어 줄듯

내 마음 붙잡고 있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밀어내고 싶어도

밀어낼 수 없는

바람둥이 같은 놈

가을 이놈

너때문에 커지는 허전함

너의 엉덩짝을 힘껏 걷어차줄까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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