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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Feb 02. 2016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들

슬프도다! 부모는 나를 낳았기 때문에 평생 고생만 했다 -시경

■ 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들 ■
 
한평생 멋진 사나이로 살고 싶은 꿈을 품었던 남자
그것이 한낱 객기에 불과했던 혈기왕성한 청춘의 꿈이었던오늘도 아버지들은 처절한 몸부림처럼 매일 먹고사는 일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벌겠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힘겨운 항해를 하듯 그들의 얼굴엔 굳은 결의만 있을 뿐 마음의 여유와 웃음이 없다
어쩌면 우리.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 중 하나가 웃음이 아닌지 
 
서점가엔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며 느리고 둔하게 살라는 나름 삶의 지침서 같은 책들이 홍수를 이루지만 아버지들은 알고 있다  

인생은 길지만 일할수 있는 나이는 짧다는 것을.
은퇴 후 빈곤층으로 내몰리는 작금의 현실에 느리고 둔하게 산다면 나의 노후는 누가 책임지냐며 배부른 소리라고 오히려 항변한다
 
고된 하루가 끝나고 축 처진 어깨로 돌아오는 퇴근길

만원 버스처럼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지하철흔들속에 우리네 아버지들의 꿈과 희망도 함께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자존심 버리고 할 말. 옳은 말 참아가며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다 보니 자식들과 소통하는 법에 서툴러 속 모르는 머리 큰 자식들은 그런 아버지를 불편해하며 거리를 둔 다
 
그런 이유일까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 프로그램 중 "아빠를 부탁해"에서 성장한 아들 딸과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하는 연예인 아버지들의 모습에서 왠지 마음 한켠이 짠해왔
연예인이라 해서 별반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기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도 많이 외로우셨겠지
가끔 아버지가 농담처럼 그러셨다
딸들이 엄마밖에 몰라 외롭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나 역시 어려운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몰랐던 것일 뿐.

나이 들어 깨닫게 된 건
부모 자식 간에도 함께한 시간만큼, 함께 나누었던 행복한 추억 만큼 익숙하고 편해진다는 사실을.
그래서 때로는 친구 같은 요즘 젊은 아빠들이 부러워 보인다
 
집이 더 외롭다며 퇴근 후 여기저기 전화해 술친구 찾으며 방황하는 아버지 들에게 집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밖에선 여기저기 깨지고 부서지고 치이는 것이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이기에.


-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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