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한걸음에 사색을 담고 싶은 하루입니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에는
내린 눈이 얼까 서둘러 귀가 길 걱정하지 않고
그윽하게 눈 내리는 풍경만을 감상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호젓한 전원 마을
하루 종일 목화솜 같은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온 나뭇가지 위로 도톰하게 눈꽃이 내려앉아
사방이 병풍처럼 펼쳐진 한 폭의 멋진 산수화
그곳 한적한 외딴집에 머물러
소복이 쌓인 눈. 걸음걸음마다 찍히는 눈 발자국을 놀이 삼아 그렇게 몇 날 며칠 겨울 감성과 고요로움 속에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지내고 싶다
눈 내리는 풍경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양지바른 창가
화롯불 안에서 고구마가 알맞게 익어가고
편한 차림으로 얇은 모포 하나 어깨에 두르고는
좋은 사람과 도란도란 얘기꽃 피워가며 나누는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립고
아무 일정이나 생각 없이 두뇌와 육체에 쉼 을주는 무념무상 되어 정신의 여백을 가져보는 진정한 비움의 시간도 간절하다
미움도 원망도 그리움도 모두 흰 눈 속에 덮어두고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조하면서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누리는 바쁜 일상에서의 진정한 일탈
그런 사치를 누리고 싶다
그런 낭만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