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좋았던 시절만 지켜줘야 되는 게 아니다
■ 비밀 ■
어제 까지 죽고 못 살았던 사람
실과 바늘처럼
그림자처럼 절친 이었던 친구
친했던 시절에 흉허물 없이 나누었던 지극히 사적인 비밀들
내밀스러운 이야기들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도 언젠가는 서로 무덤덤하거나 쳐다보지 않을 시간이 올 수도 있다
하나
비밀은 좋았던 시절만 지켜줘야 되는 게 아니다
어떠한 연유로 서로 안 볼 사이가 된다 하여도 가벼운 허물을 넘어선 둘만의 비밀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품격이고 성숙함이다
지켜줘야 될 비밀의 선은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신뢰란 함께한 세월이 녹아있어야 검증 이 된다
그러기에
조금 가깝다 하여 너무 쉽게 비밀을 털어놓지는 말자
비밀을 말하는 순간 비밀의 종이 되고
비밀을 듣는 순간 비밀의 주인이 된다는 말이 있다
너만 알고 있어 이 말이 너도 알고 있었니가 되는 건 시간문제
지금 그 말이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가
그 순간 십 분만 참으면 일 년 아니 평생 이 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