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닮은 풍경 - 강촌을 가다
이른 아침 강촌행 고속도로
차창을 내리니 초록의 나무들이 선명한 색으로 들어온다
전날 내린 굵은 빗줄기에 몸을 적신 연초록에선
막 샤워를 끝낸 비누향 같은 풀내음이 배어나고
오래 익어 곰삭은 좋은 친구들과 떠난 강촌
이리저리 둘러보다 늦은 오후
레일 바이크와 낭만열차에 몸을 싣고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철로 주변 늘어선 벚나무 소나무 목련 그리고 이름 모를 나무들이 가지 뻗어 반갑다 손 내밀고
저 아래 철길따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은
해가 강물에 떨어진듯 노을이 붉은 색조를 띠고 있다
그 깊은 물속. 거친 돌부리, 성질 사나운 세찬
물길 만나 상처받아도
토닥이며 함께 흐르는 북한강에선 강물의 너른
마음씀이 느껴진다
어스름한 오후
하나의 서정시처럼 펼쳐진 운치 있는 길
그 풍광과 평온함에 취해 자연과 벗 삼아 술한잔하고 싶다
싸립문 앞 빗질하며 귀한 손님맞이하는 주인장의 마음처럼
초입부터 정갈하게 정돈된 구곡폭포 오르는 길
물줄기를 이루어 쏟아지는 웅장한 폭포의 물살
힘찬 줄기 뻗어 사뿐하게 내려앉는 것이 가히 경이롭다
느린 걸음으로 길을 걷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고요한 자연의 숨결
문득 저녁노을 닮은 그대가 보고 싶다
들 꽃 닮은 그대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