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봄 소풍
며칠 전 친구들과 다녀온 강촌을
엄마 모시고 다시 찾았다
봄 나들이 나온 엄마의 설레는 마음 아는지
황사도 저만치 비켜간 화창한 날씨
연초록 새 옷 입은 초록의 나무들
일렬종대 기립한 근위병처럼
양옆으로 호위하며 길을 터준다
봄의 축제
새들의 노래 팡파르 되어 울려 퍼지고
우거진 신록 위 망울망울 떨어지는 햇살 알갱이
한들한들
부는 미풍이
연로한 엄마의
잠자는 감성을 흔들어 깨운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차창밖 풍경
눈 두는 곳 어디든 신록의 푸르름이 너울너울 춤 추고
울 엄마. 소풍 나온 아이처럼 좋아하며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신다
연둣빛 물감을 골골이 풀어놓은 빼어난 산세에 "양털이 몽글몽글 한 것 같다"며
감성의 언어로 시를 짓는 우리 엄마
저리 좋아하시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여분의 시간에만 찾아뵙는 것은 아닌지
앞서 가시는 엄마의 뒷모습이 따스한 봄볕에
먹먹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