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이냐 기회냐?
꿈을 이루는 방식에는 크게 2가지 관점의 접근 방법이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대표했던 두 인물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 ~ 1582)와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 1536 ~ 1598)는 그 2가지 접근법을 보여주었는데, 커다란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다 노부나가의 꿈에 대한 접근 방식이었고, 현재의 환경에 맞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정한 뒤 한걸음 한걸음 꾸준히 전진하는 방식이 도요토미히데요시의 접근 방식이었다. 둘 다 혼란스러운 일본의 전국시대의 일본을 통일했던[1] 사람들이지만 그 목표를 이룩한 방법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경영 전략의 관점에서 이 꿈은 비전(Vision)과도 통한다. 브랜드 전략에 지대한 공헌을 한 데이비드 에이커(David A. Aaker. 1938 ~ 현재)는 기업이 전략을 운영해 나가는 데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관점(사상)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비전주의
기회주의
첫 번째 '비전주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모습 즉, 비전(Vision)을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기업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을 말한다. 비전주의가 지향하는 것은 큰 변화이므로 직면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작은 저항들에 대해서는 크게 과민반응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길을 굳건한 신념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두 번째 ‘기회주의’는 현실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오늘이 없이는 내일도 없으며 현재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지 못하면 불확실한 미래는 더욱 생존하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런 이상들에 반해 기회주의를 추종하는 기업들은 중장기적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으며 비전주의를 추종하는 기업들은 전략적 완고함에 빠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술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고 어떤 시대보다도 불확실성이 많은 요즘은 극단적인 비전주의나 기회주의를 구사하는 기업들은 없으나 어느 쪽에 다소 더 비중을 둘 것인지는 기업이 처한 환경의 변화 특히, 그 속도와 범위와 관련지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전략 수립의 관점에 비전주의와 기회주의가 있는 것처럼 전략 수립의 접근 방법도 다음과 같이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2]
논리적 접근
의지적 접근
논리적 접근은 Part III에서 살펴본 컨설팅 도구와 기법을 충실히 사용하여 그 시사점을 전략 수립에 활용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자사의 강점과 약점 분석, 핵심역량 분석 등을 이용하여 더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전략의 선택지로 도출하게 된다. 의지적 접근은 현재 보유한 기업의 역량보다 기업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 또는 꿈을 기반으로 한다. 즉,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전개해 나아가는 방법이다. 오늘날의 경영전략 수립 방법은 논리적 접근과 의지적 접근이 혼합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논리적 접근은 핵심역량이나 경쟁우위가 명확한 기업에 유리하다. 그런 것이 없는 기업이 전략을 세울 때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 경우, 의지적 접근을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장기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취한다. 그런데 전 세계의 기업들을 놓고 보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은 정말 손에 꼽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기업도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고 창업주나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문을 열었다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경영 전략 수립의 접근은 의지적 접근에서 시작하는 것이 많으며 다만, 그 비전의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현실에서 실행가능한 과제들을 어떻게 전략적 의지(Strategic Intents)와 이어나갈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제13장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기업의 전략수립 방법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3.1 전략 수립의 접근 방법
경영전략을 수립하거나 재정립하기 위해 업무(work)의 관점에서 보면 정태적 측면과 동태적 측면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정태적(Static)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은 컨텐츠가 강조되는 관점으로 기업의 비전부터 전사 경영전략, 사업전략, 기능전략이 일관되게 하나의 흐름을 이루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도식화 해보면 Figure IV-7와 같은 집의 형태로 많이 그려내는데, 전사 경영혁신을 위해 비전과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고 기업 전략을 수립하며 도출된 전략 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한 후, 이를 변화 관리하여 경영 혁신의 성과를 달성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집을 구성하고 있는 각 영역별로 점검해야 할 질문들이 있으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전략 수립이 진행된다. 각 단계별 질문과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비전 재정립: ‘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비전(Vision)은 무엇인가?’
- 기업의 미션(Mission)이나 비전(Vision), 기업 이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2) 포트폴리오 재정립: ‘사업 포트폴리오는 합리적인가?’
- 현재 포트폴리오의 위상 파악
- 가치 창출 카테고리별 경영혁신 방안 수립
- 포트폴리오 비전 초안 마련
- 포트폴리오 비전 및 실행계획 확정
(3) 기업전략 수립: 경영 목표 및 이익 달성을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 중장기 발전 계획 및 Migration Path
- 성공적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과제 도출
- 신규 사업기회 탐색 및 추진안 수립
- 전략 과제의 우선순위화 및 Quick Win 과제 도출
(4) 전략과제의 성공적 실행전략: 기업목표 달성을 위한 수행 방안은 무엇인가?
- 전략 달성을 위한 최적의 조직구조 설계
- 거래선별 수익성 관리체계 정립
- 전략적 투자 개선 및 조정
- 혁신적 비용 절감
- 사업 간 시너지(synergy)개선
- 비용 절감의 기회 요소 도출
- 사업 기회별 전략적 목표 제시 및 관리체계 수립
- Value Chain 상의 프로세스 개선 방안 제시
(5) 변화관리: 전략과제의 성공적 달성을 위한 변화관리 방안은 무엇인가?
- 재무 및 성과 계획 작성 지원
- 전략과제 달성을 위한 지원사항 도출
- Communication 계획 수립
두 번째, 동태적(Dynamic)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프로세스(process)가 강조되는 관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외부 환경과 내부역량 분석을 통해 기업의 강점과 향후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해보면 Figure IV-8과 같은 흐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외부 환경 분석 및 내부 역량 분석을 위해 산업 및 사업 환경 분석을 수행하고 강점과 약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이를 미래 트렌드와 맞추어 사업 모델이나 조직의 변화 방향으로 표현한다. 실행가능한 전략적 옵션을 도출하고 이를 정량화하여 실행 타당성을 분석하고 결과를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전략컨설팅을 수행하게 되면 동태적 접근 방법을 통해 경영 전략의 다양한 과제(Initiatives)를 도출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략경영 관점의 성과 평가를 컨설팅할 경우, 정태적 관점에서 KPI를 체계적으로 수립하게 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것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전략 수립 프레임워크에 대한 정보는 차고 넘쳐서 관련된 책 한 권 본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자신만의 전략 수립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수 있다. 그 정도로 특별한 것도 아니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문제는 실제로 그런 경험을 얼마나 해 보았으냐 하는 것인데 글로벌 Top 3 컨설팅 펌의 컨설턴트들도 그 노련함에 있어서는 경험의 유무, 정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방법론 테일러링을 제대로 못해서 뒤죽박죽이 되는 경우도 많고 고객으로부터 챌린지를 받고 떠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저자의 생각에 그것은 컨설턴트 개인의 역량이 부족하다기보다는 '경험의 부족(Lack of Experience)'에서 오는 미흡한 변화관리 능력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신입 컨설턴트들은 선임/시니어 컨설턴트들과 반드시 함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것이 회사에게도 개인에게도 바람직하다. 각설하고 이 장에서 경영전략 수립 프레임워크를 정태적, 동태적 관점에서 예를 들었지만 또 Figure IV-9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프레임워크(Framework)가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이런 생각이고 저런 생각이므로 가져다가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된다. 즉, 테일러링하면 되는 것이고 해당 프레임워크가 좋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사람이 알아보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또 공유하기 용이하며 전략실행의 결과가 잘 나올 수 있게 설계된 그런 프레임워크가 좋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컨설팅 펌의 방법론들을 철저히 비공개, 비밀 시 하였으나 웹으로 거의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요즘은 그런 비밀이 오래가지도 못하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많이 공개하고 있다. 컨설팅 펌 입장에서는 이는 사실 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누리는 효과를 한번 누려보겠다는 포석도 있는 셈이다. Figure IV-9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면 결국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모든 단계는 전략적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이며 각 단계별 전략이 유의미하게 작동된다는 말은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또, Figure IV-10과 같은 프레임워크도 있다.
Figure IV-10은 전사 차원의 Top-Down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부(SBU) 최적화를 추구하는 Bottom-Up 정보를 연계하여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부 전략이 상호 일관성(Alignment)을 유지하고 둘 간의 상호보완성을 고려한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다. Figure IV-10과 같은 경영전략 수립 프레임워크가 소개되면 반드시 Figure IV-11과 같은(또는 이와 유사한) 사업 전략(business strategy) 프레임워크가 동반된다.
Figure IV-11은 주요 제품 및 서비스, 주요 고객, 경쟁자, 공급자, 제공경로 등을 고려한 사업단위 전략 수립 프레임워크를 도식화한 것이다. 결국 전략 옵션 또는 전략 대안을 개발하여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업전략 수립에 사용되는 각종 분석 기법은 Part III에서 소개한 것들을 활용하면 된다.
[1] 사실 오다 노부나가가 80% 이상 전국시대의 일본을 통일하고 죽게 되자, 오다 노부나가의 하인부터 시작해서 장군까지 오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완전한 통일을 이루게 된다.
[2] 실제로 논리적 접근과 의지적 접근은 다르지만 많은 컨설팅 펌의 전략수립 방법론은 이것들이 서로 섞여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렇기에 잘못 적용하면 죽도 밥도 안되는 이상한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Prologue
Part I. 컨설팅 산업은 부활할까?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1/2)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2/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1/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2/2)
3. 컨설팅 기업들의 전쟁
Part II. 컨설팅 스킬
4. 논리적 사고 (1/2)
4. 논리적 사고 (2/2)
5. 문제해결기법 (1/3)
5. 문제해결기법 (2/3)
5. 문제해결기법 (3/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1/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2/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3/3)
Part III. 컨설팅 도구와 기법
7. 경쟁 및 산업 분석 (1/4)
7. 경쟁 및 산업 분석 (2/4)
7. 경쟁 및 산업 분석 (3/4)
7. 경쟁 및 산업 분석 (4/4)
8. 고객 요구 분석 (1/3)
8. 고객 요구 분석 (2/3)
8. 고객 요구 분석 (3/3)
9. 수익성 분석 (1/2)
9. 수익성 분석 (2/2)
10. 역량 분석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2/3)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3/3)
14. 프로세스 혁신
15. 신사업 개발
16. 사업타당성 분석
17. 정보전략컨설팅(BPR/ISP) 방법론
Part V. 컨설팅 사업 개발 및 이행
18. 컨설팅 사업 개발
19. 성공하는 컨설팅 사업 제안
20.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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