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프레젠테이션 이야기
19.2 제안 프레젠테이션의 구성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제안서를 심사해야 하는 평가위원들 입장에서는 방대한 제안서를 읽기 전에 주요 사항을 누군가가 논리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자료라 할 수 있다. 논리적이고 구조적이며 또 감동까지 주어야 하는 프레젠테이션의 원조를 찾아보면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 ~ BC 322)까지 올라갈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의 논리적 구조와 스토리텔링을 생각해보면 논리학 (Logic)과 시학(Poetica)을 만든 아리스토텔레스야말로 최고의 프레젠터(presenter)였을 법하다. 대중연설과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그 형식이나 방법은 좀 다른데, 파워포인트와 같은 발표도구를 활용한다고 전제하면 21세기에 들어서 최고의 프레젠터는 Apple의 전(前) CEO였던 고(故) 스티브잡스(Steve Jobs. 1955 ~ 2011)를 많이 떠 올린다. 애플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아이폰을 멋지게 소개하던 모습 등 군더더기없고 간결하지만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브랜드 호텔의 소개 동영상도 좋은 프레젠테이션 사례이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호텔 매니져가 직접 호텔을 소개하는 이 비디오 클립은 호텔방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TV가 켜지면서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호텔의 이곳저곳을 설명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보조자료도 없이 육하원칙에 입각해 매우 간단명료하게 메시지를 전달하였지만 아주 인상적이었던 좋은 프레젠테이션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던, 어떤 이야기를 하던, 어떤 매체나 어떤 미디어를 선택하던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잘 수행하려면 아래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미리 많이 연습할 것
시작 후 2분 안에 관객의 시선을 확보할 것
이것만 잘되면 프레젠테이션은 사실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문서의 구성 및 작성부터 이런 저런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제안 프레젠테이션(Proposal Presentation)이란, 제안 내용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구성하고 한정된 시간 내에 평가위원들에게 제안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여 감동을 줌으로써 프레젠터(Presenter)가 의도한 대로 평가위원들이 판단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
제안 내용, 논리, 설득력, 한정된 시간, 정확, 전달, 감동, 판단,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기법 등이 주요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제안 프레젠테이션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면 Figure V-7과 같이 청중 분석, 프레젠테이션 구조, 발표매체의 선정, 프레젠테이션 문서, 개인적 스타일 등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 중 청중 분석은 가장 중요한데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사람 즉, 청중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청중의 규모나 성별, 지식 및 태도, 특히 니즈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정확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저자가 경험한 컨설턴트들은 대부분 훌륭한 언변을 갖추고 있다. 그게 타고 났던 연습을 통해서 익혔던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 많았다. 프레젠테이션은 하나의 쇼(Show)이고 프레젠터는 그 쇼의 최고 배우이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문서는 좋은 각본이 되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발표 자료의 구조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가장 쉬운 접근은 도입, 전개, 결말 또는 서론, 본론, 결론으로 풀어지는 3단계 접근법이다. Table V-7은 논리적 관점에서 3단계로 내용을 구성할 때 주요 고려사항과 예시이다.
Table V-7과 같이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료의 구조를 결정하면 청중의 입장에서 다음 세 가지를 충분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1.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컨텐츠가 이해되는가?
2.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흐름이 있는가?
3.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강조하는 것이 보이는가?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제안서의 정수를 집약하는 것이므로 제안 전략 및 내용이 제안 프레젠테이션에 그대로 녹아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 IT컨설팅은 Table V-8과 같은 목차로 구성될 수 있다. 첫 번째, 제안 개요 혹은 사업의 이해라고 명명되는 부분은 제안하는 사업에 대해 사업자가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서술하는 장으로 사업이 어떤 배경에서 발주되었는지 어떤 목적이나 니즈로 고객이 이것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임팩트(impact)있게 요약하는 부분이다. 보통 제안요청서를 많이 참고하지만 컨설턴트의 통찰력과 정보력을 기반으로 경쟁사가 파악하지 못했던 사실이나 고객의 니즈를 표현해 줄 경우 평가위원들은 깊은 인상을 받는다. 유사 사업에 대한 경험이나 실적, 인정받는 대표적인 성공적인 사례(Best Practice)가 있다면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사업수행전략은 제안전략에서 도출된 전략들을 전략 하나 당 1~2장의 슬라이드에 도식화하여 담아내는 것으로 프레젠테이션의 핵심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뜸하지만 한 때는 의미 있는 영어 단어로 제안전략을 응축하여 많이 표현하였다. (예를 들면 SMART[1]전략) 제안 전략을 하나의 의미 있는 단어로 표현하고 브랜드화하여 고객의 깊은 인지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법이지만 억지로 작명하면 매우 어색해지기도 한다.
사업전략은 보통 4~5개 정도가 적정하다. 공공 IT사업을 예를 들면 사업전략 1 ~ 3은 해당 제안의 성격에 따라 상이하고 사업전략 4, 5는 훌륭한 사람이 참가합니다, 방법론이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합니다 등으로 정형화되어 있다. 각 사업전략 당 전략실행과제들이 서술되는데 보통 3개 정도가 적당하다. 해당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표현한다. 시스템 구축을 잘 하기 위해 특별한 도구를 도입한다던 지 선진 사례를 반영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추진하겠다던지 등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 개발과 실행계획 수립이 제안성공 여부, 사업수주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그 과제 수행의 기대효과를 표현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이 일이 진행되었을 때 어떤 부분이 좋아지는지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내내 관심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 좋다[2]. 사업관리와 지원방안도 매우 정형적인데 PM을 비롯하여 어떻게 인력이 구성되는지, 어떤 일정으로 추진되며 단계별 보고는 언제 몇 번 하는지 등이 표현된다. 품질보증 방안은 산업 표준을 준수한다던 지 주요 인증 (Certification)같은 것이 있다면 그 부분을 잘 표현하여 고객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다. 프로젝트 관리 방안은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방법론과 자동화 도구를 활용하고 있음을 강조할 수 있다. 마지막 상생협력 방안은 사업의 규모가 커서 컨소시엄으로 일을 추진할 때 상호 간에 어떻게 협력하여 성공적으로 일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서술하게 된다. 한편, 발주처가 전형적인 목차를 제시하는 공공사업(B2G)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발주하는 사업(B2B)의 경우는 좀 더 창의적인 목차를 구성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문제 제기와 해답을 제시하면서 고객과 공감을 가져가는 방법이다. 즉, 고객이 기업의 제품이나 솔루션을 선택하도록 할 때 ‘왜?’라는 화두를 던지고 그 ‘답’을 제시하여 결과적으로 제안사의 제품이나 솔루션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질문에 제시하는 ‘답’을 직접적으로 ‘우리 제품이나 솔루션입니다’라고 하는 것은 하수(下數)라고 볼 수 있다. 보다 전문가적인 입지를 가져가고자 한다면 그 ‘답’은 매우 객관적인 관점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비교 –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도 좋다. – 를 통해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솔루션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좋은 방법이다. Table V-9는 민간 사업의 제안 프레젠테이션 목차를 생각해본 것이다.
첫 번째는 문제의 인식이다. 제안을 하면서 고객이 당면한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어야 한다. 그냥 ‘열심히 잘 하겠습니다’는 오늘날 사업 환경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고객의 니즈나 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보여줌으로써 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기에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며 컨설턴트의 통찰력이 강조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문제/니즈에 대응하고 있는 경쟁자들의 동태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의 차별화 포인트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경쟁사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우리 제품이나 솔루션은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를 강조해야 한다.[3] 세 번째는 문제분석, 비교분석 등에서 도출된 많은 과제 중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고객과 공감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평가위원들과 싱크(Sync)되면 거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대안 제시는 실질적으로 제안사가 고객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보여주는 부분인데 경쟁사와는 차별된 제품이나 솔루션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거나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그것을 어떤 실행계획으로 추진할 것인지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 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 발표 자료의 구성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다음과 같이 구성하면 보기 좋다.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여 작성한다고 가정)
(1) 프레젠테이션 첫 장은 대부분 표지가 차지하는데 제목(47pt), 부제목(36pt), 이름(24pt)가 무난함
(2) 이어지는 본문의 구성은 소제목(28pt), 본문(18pt)로 하고 서체는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맑은고딕체의 굵기 조정 (L, M, B)
(3) 발표자료를 구성할 때 내용이 수렴되게 하는 것이 좋다. 즉, 다음 절차로 문서를 구성할 때 마지막
결론이 수렴되는 형태이다.
(1) Take Attention
(2) Transition
(3) Main Stream
(4) Conclusion
19.3 차별화된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에 있어 프레젠터가 개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여러 사람 앞에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의 감동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는데 컨설턴트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아닌 것을 발표하는 경우는 아무리 연습을 했을지언정 고객 감동을 가져온 경우는 드물었다. 문서에 적용할 단어나 어휘, 말로 표현해야 할 것들은 청중의 기대에 부합해야 하며 핵심적인 문장을 중심으로 잘 표현해야 한다. 특히 지시적인 언어를 사용하면 주의를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Table V-10과 같은 것이다.
또한, 적극적으로 자신 있게, 문법에 맞는 구조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Table V-11은 그런 사례들이다.
그 외 목소리 톤, 자세, 시각 등 프레젠터가 전문가로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발표 태도나 자세 등은 평소 개인적인 습관과 관계가 깊은데 쉽게 바뀌지 않으므로 시간을 두고 리허설(Rehearsal)을 통해 가능하면 많이 연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질의응답을 받게 된다. 질의응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전략적으로 질의가 나올 수 있는 항목들을 프레젠테이션 안에서 충분히 녹여서 설명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질의응답 대응팀(Red Team)을 별도로 구성하기도 하고 사전 질문을 만들고 제안팀 또는 내/외부 유관 조직을 별도로 동원해서 현장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한다. 어찌되었던 프레젠테이션에 임하는 가장 좋은 자세는 ‘연습’과 또 ‘연습’뿐이다.
컨설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항해가 거의 끝나간다.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는 핵심역량 이론과 더불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었던 오래된 주제이지만 대표적인 지식서비스 산업인 '컨설팅 사업'과는 떼어놀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중요한 영역이다. 본 저서의 마지막 장인 제20장은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에 대해 살펴보자.
[1] 피터드러커의 SMART는 사업목표(MBO) 작성 시 고려해야 할 Specific, Measurable, Action-oriented, Realistic, Timely의 약자를 의미함
[2] 문서 작성의 기술적 방법으로는 부표나 레전드(legend)를 이용하여 프레젠테이션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3] 간혹 광고 등에서 보여지는 네거티브 전략은 수 많은 업종에서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일종의 상도를 고려한 것인데 네거티브 전략과 차별화 전략을 잘 구분해야 할 것이다.
같이 읽어보면 좋은 책kx▶
Say It With Charts: The Executive’s Guide to Visual Communication, Gene Zelazny, McGraw-Hill, 2001
Say It With Presentation: How to Design and Deliver Successful Business Presentations, Gene Zelazny, McGraw-Hill, 2006
Prologue
Part I. 컨설팅 산업은 부활할까?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1/2)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2/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1/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2/2)
3. 컨설팅 기업들의 전쟁
Part II. 컨설팅 스킬
4. 논리적 사고 (1/2)
4. 논리적 사고 (2/2)
5. 문제해결기법 (1/3)
5. 문제해결기법 (2/3)
5. 문제해결기법 (3/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1/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2/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3/3)
Part III. 컨설팅 도구와 기법
7. 경쟁 및 산업 분석 (1/4)
7. 경쟁 및 산업 분석 (2/4)
7. 경쟁 및 산업 분석 (3/4)
7. 경쟁 및 산업 분석 (4/4)
8. 고객 요구 분석 (1/3)
8. 고객 요구 분석 (2/3)
8. 고객 요구 분석 (3/3)
9. 수익성 분석 (1/2)
9. 수익성 분석 (2/2)
10. 역량 분석
11. 시사점 및 대안 도출
Part IV. 컨설팅 방법론
12. 프로젝트 관리방법론이란?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1/3)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2/3)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3/3)
14. 프로세스 혁신 방법론 (1/2)
14. 프로세스 혁신 방법론 (2/2)
15. 신사업 개발 방법론 (1/2)
15. 신사업 개발 방법론 (2/2)
16. 사업타당성 분석 (1/2)
16. 사업타당성 분석 (2/2)
17. 정보전략컨설팅(BPR/ISP) 방법론
Part V. 컨설팅 사업개발 및 이행
20.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
Epilogue
#컨설팅_사업개발_이행, #컨설팅_제안, #컨설팅제안_프레젠테이션, #컨설팅제안_프레젠테이션_민간사업, #컨설팅제안_프레젠테이션_공공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