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은 대표적인 지식사업이다.
컨설팅 이행의 핵심은 데이터 분석 및 보고서 작성이지만 그 기반이 되는 것은 제안을 위해 본 사안에 대해 가졌던 전략적 사고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Table V-12는 전략적 사고의 단계적 흐름을 설명한 것인데 컨설팅 제안이던 컨설팅 이행이던 사고의 기본적인 흐름으로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다. 컨설팅 기업의 지식과 경험, 도구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식 자산의 효율적 구축과 활용, 그리고 그것을 지원하는 인프라의 구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20장에서는 그것들에 대해 살펴보자.
20.1 컨설팅 산출물
일(work)의 관점에서 보면 컨설팅은 프로젝트의 한 종류로서 시작과 끝이 있고 각각의 컨설팅마다 고유한 특색이 있으며 그 수행 결과는 반드시 산출물(deliverables)로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컨설팅 산출물은 보고서(Report)인데, 컨설팅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그 세부적인 내역은 달라질 수 있으나 많은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공통적으로 만들어내는 보고서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착수 보고서(Inception Report)
'Kick-Off Meeting 보고서'라고도 부르는 착수보고서는 컨설팅 제안서에서 제시했던 컨설팅 이행 방안들을 선발된 투입 인원들과 함께 제시한 기간 안에 수행하겠음을 고객에게 천명하는 보고서이다. 민간 기업이 발주한 경영전략 컨설팅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고, IT컨설팅의 경우 IT담당 임원(CIO)에게 주로 보고한다. 공식적으로 고객에게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해당 프로젝트의 의의, 수행방안, 기대효과, 팀원 소개,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잘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며, 컨설팅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도와줄 고객기업 내 각 부서장들 및 실무진들과 공식적으로 처음 대면하는 순간일수 있으므로 매우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중간 보고서(Interim Report)
중간보고서는 프로젝트 착수 이후에 수행한 현황 분석의 결과와 개선기회 분야 선정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설을 기반으로 이슈나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이나 솔루션에 대한 큰 그림(Big Picture)을 제시하고 향후 일정에 대해 소개한다. 프로젝트 기간이 길 경우, 고객의 요청에 의해 월별/분기별 보고를 요구받기도 하며, 현황 분석을 위한 워크샵(workshop)이나 인터뷰(interview)가 종료되면 보통 중간보고를 준비한다.
종료 보고서(Final Report)
종료보고서는 중간보고서에서 제시된 개선기회 분야를 현장에서 실행하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과 실행과제(Key Initiatives 또는 Quick win 과제), 그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후속 연계 프로젝트나 후속 조치사항 등의 이행 계획에 대해 최고경영자와 경영진들의 동의와 추진 권한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컨설팅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면 보통 종료 보고 전에 후속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고객과 함께 오고 가며 재계약을 하게 된다.
컨설팅 보고서는 ‘누가 작성했느냐?’보다 ‘실행에 옮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훌륭한 컨설팅 PM과 컨설팅 팀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백오피스(Back Office) 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즉, 지원조직이 필요하다.
20.2 CoE의 운영
오늘날은 인터넷 등 다양한 통신망으로 연결된 글로벌 연결시대이다보니 사업이나 기술도 성공 사례를 포함하여 거의 모든 것이 실시간(realtime)으로 전 세계에 공유되고 있다. 기업 조직의 형태도 마찬가지인데 GE로부터 시작된 사업부 조직(SBU),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채택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 등 다양한 기업 조직의 형태는 그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에 ‘Center of Excellence’라고 불리는 조직 형태가 있다. 산업 및 업종에 따라 그 의미를 조금씩 달리하기도 하지만 컨설팅 산업에서 CoE는 ‘컨설턴트 육성’과 ‘컨설팅 사업의 백오피스 역할’을 수행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 번째, 컨설턴트 육성 및 관리이다. 이제 막 입사한 신입 컨설턴트들에게 컨설팅 스킬이나 도구와 기법, 방법론 등을 가르치면서 컨설턴트로서의 기본 소양을 쌓게 도와준다. 일반적으로 컨설팅 프로젝트는 각 산업 도메인에 속한 시니어 컨설턴트들이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대부분 본인이 PM을 하고 CoE를 통해 투입될 인원을 수배하는 절차를 거쳐 프로젝트 팀을 구성한다.[1] 따라서 훌륭한 역량을 보유한 좋은 인재들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CoE의 중요한 역할이자 목표가 된다.
두 번째, 백오피스(Back Office)로서 컨설팅 지식과 수행 사례를 관리하는 일이다. CoE와 약간 다른 개념이지만 ‘Competency Center(CC)’나 ‘Resource Center(RC)’라고 하는 조직형태가 인력을 육성하고 프로젝트에 투입하며 그들의 가동률을 관리하는 일에 집중한다면, CoE는 한 발 나아가서 방법론이나 도구와 기법 등 컨설팅의 핵심지식(Core Knowledge)을 개발 및 관리하며 각 프로젝트 현장에 배포, 지원하는 일도 맡는다. 또한, 자원과 역량이 허락한다면 산업 리서치를 직접 수행하여 보고서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다양한 분석을 수행해서 고객에게 트렌드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을 생성한다. 웹페이지나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며 마케팅을 하기도 하고 산업이나 기술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고객들을 초빙하고 그들의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맥킨지나 베인, 엑센츄어 등 역사가 오래된 외국계 컨설팅 기업들은 이 백오피스 기능이 매우 우수하다. 다양한 지적 자산을 개발하고 컨설턴트들에게 공유하여 컨설턴트들의 프로젝트를 도와주고 또 그 수행 사례를 반영하여 방법론이나 도구, 기법이 정제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우수 성공 사례(Best Practice)나 공유되는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하여 프로젝트를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은 글로벌 기업들의 대표적인 조직 형태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조직이라고 불린다. 매트릭스 조직은 Figure V-8처럼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조직을 수평적(Horizontal)으로 놓고, 산업 또는 사업영역에 기반하는 사업 조직을 수직적(Vertical)으로 배치한다. 매트릭스 조직에서 수직적 배치 조직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사업을 담당한다. 즉, 수평 조직은 제품 서비스,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수직 조직은 고객채널 역할을 하면서 수평조직이 만들어내는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업의 복잡성에 따라 3~5축 또는 그 이상을 이루는 매트릭스 조직 형태도 있다. 매트릭스 조직의 성공 여부는 각 조직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에 달려 있다. 조직이 성숙하지 못하여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우면 관련 비용은 매우 높아진다.
수직조직이 맡는 고객기업 또는 사업영역, 그것을 B2B 사업에서는 어카운트[2](Account)라고 부른다. B2B 기업의 성과는 철저히 파레토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어카운트 관리를 어떻게 수행해내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거래하는 고객 중 핵심 고객군을 파악하고 선별된 고객들은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시장과 산업에서도 고객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르다. 어떤 고객은 최저가를 원하며, 어떤 고객은 전담서비스, 어떤 고객은 검증된 기술 등 다양한 고객의 니즈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다양한 니즈를 비용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핵심 어카운트 관리(Key Account Management: KAM)에 주력하고 있다.
20.3 지식경영
컨설팅은 지식 경제(Knowledge Economy)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 산업(Knowledge Business)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런 인식과 트렌드에 따라 지식 경영(Knowledge Management) 열풍이 불기도 하였다. 지식을 정의하고 지식을 관리한다는 취지로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하기도 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등 기업마다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성공과 한계가 나타났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과거와 같이 지식경영이 그렇게 하이라이트되고 있지는 않지만 컨설팅 기업들은 그들의 핵심 자산(Core Asset)이 지식경영에 기반한 지식 데이터베이스(Knowledge-Base)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지식의 공유와 확대 생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수단은 크게 지식경영 시스템(Knowledge Management System: KMS)을 활용하는 것과 지식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 KMS를 이용하는 것은 크게 4개의 Level 또는 성숙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 번째 시도이자 가장 기본적인 것은 프로젝트 산출물을 수집하고 분류하며 검색시스템을 활용하여 많은 컨설턴트들이 그것을 재사용하면 방법론화하거나 핵심지식으로 관리하는 식이다. 일종의 지식 저장소(Knowledge Repository) 형태인데 이런 수준을 KMS Level #1이라 할 수 있다. 조금 더 성숙하여 KMS Level #2가 되면 이런 저런 저장소가 매우 많아지기 때문에 그것을 모두 묶어서 포탈(Portal)로 씌우고 우수한 검색 엔진을 통해 다양하고 효과적인 검색을 가능하게 한다. KMS Level #3가 되면 KMS가 별도의 정보시스템이 아니라 일반적인 업무 시스템으로 녹아져 버린다. 별도의 KMS가 없어지기 때문에 지식경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것을 업무 흐름에 녹인다. 즉, 업무 흐름(Workflow)을 구현하고 단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표준이나 사례, 템플릿처럼 활용하여 일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마지막으로 KMS Level #4가 되면 그렇게 만들어진 업무시스템을 서비스 단위로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나 모바일 환경으로 구현한다. 이것이 정보시스템 관점에서 본 KMS의 발달 모습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가 소위 형식지(Explicit Knowledge)의 생성과 활용에 대한 접근 방법과 발달 과정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는 암묵지(Implicit Knowledge) 즉, 사람 머리 속의 지식이나 경험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코드를 뒤통수에 꽂고 지식을 내려받는 일은 지금 현재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알려진 가장 좋은 방법은 커뮤니티[3]를 이용하여 면대면(face-to-face) 접촉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업무 시간의 일정 부분(예를 들면 1/5 정도)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산업이나 기술에 대한 연구와 스터디, 새로운 방식의 시도나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진행하고 같은 동기나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커뮤니티 안에서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궁극적으로 전문가 네트워크(Knowledge Experts)로 발전할 수 있게 한다. 앞 서 소개한 CoE 조직이 이런 부분을 리드할 수도 있다.
컨설팅 사업개발과 이행도 결국 지식경영이 보이지 않게 동작하면서 컨설팅 펌의 자산으로 역량으로 쌓여나갈 수 있을 때 보다 높은 생산성으로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리랜서 컨설턴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KMS이다. 그들이 기업에 속해 있었을 때는 그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여려움을 해결하면서 아쉬운 줄 몰랐는데 독립하여 일을 하다보니 그 부분의 혜택이 아쉽고 그립더라 하는 이야기는 프리랜서 컨설턴트 누구를 만나던 공통된 이야기이다.
[1] Vertical이 중요할 경우, CoE를 쪼개어 각 산업에 속한 시니어컨설턴트 그룹이 책임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RC(Resource Center)의 성격이 강해진다. 또한, 컨설팅 펌은 유한회사가 많기 때문에 독립채산제의 성격을 가지며 Vertical Leader인 파트너(Partner)가 직접 본인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뽑거나 관리하기도 한다.
[2] 일반적으로 어카운트는 ‘기업’으로 보지만 ‘사업 영역’을 어카운트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Account Management'를 'Territory Management'로 부르기도 한다.
[3] 지식경영에서는 이 커뮤니티를 CoP(Community of Practice)라고 부르고 있다.
Prologue
Part I. 컨설팅 산업은 부활할까?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1/2)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2/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1/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2/2)
3. 컨설팅 기업들의 전쟁
Part II. 컨설팅 스킬
4. 논리적 사고 (1/2)
4. 논리적 사고 (2/2)
5. 문제해결기법 (1/3)
5. 문제해결기법 (2/3)
5. 문제해결기법 (3/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1/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2/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3/3)
Part III. 컨설팅 도구와 기법
7. 경쟁 및 산업 분석 (1/4)
7. 경쟁 및 산업 분석 (2/4)
7. 경쟁 및 산업 분석 (3/4)
7. 경쟁 및 산업 분석 (4/4)
8. 고객 요구 분석 (1/3)
8. 고객 요구 분석 (2/3)
8. 고객 요구 분석 (3/3)
9. 수익성 분석 (1/2)
9. 수익성 분석 (2/2)
10. 역량 분석
11. 시사점 및 대안 도출
Part IV. 컨설팅 방법론
12. 프로젝트 관리방법론이란?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1/3)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2/3)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3/3)
14. 프로세스 혁신 방법론 (1/2)
14. 프로세스 혁신 방법론 (2/2)
15. 신사업 개발 방법론 (1/2)
15. 신사업 개발 방법론 (2/2)
16. 사업타당성 분석 (1/2)
16. 사업타당성 분석 (2/2)
17. 정보전략컨설팅(BPR/ISP) 방법론
Part V. 컨설팅 사업개발 및 이행
18. 컨설팅 사업개발 개요(1/2)
20.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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