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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으는돌고래 May 04. 2017

고다르에 대해 우리가 아는 두세 가지 (1967)

by Roger Ebert

TWO OR THREE THINGS WE KNOW ABOUT JEAN-LUC GODARD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Breathless)’ (1960)는 많은 미국 영화팬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프랑스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는 삶으로 가득하고 즉흥적이다. 고다르는 매일 아침 촬영에 들어가기 전 봉투 뒤에 대사를 적었다. 그가 고른 장 뽈 벨몽도 (Jean-Paul Belmondo)는 록 허드슨처럼 잘생겼다기 보다는 험프리 보가트처럼 못생겼다.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듯 벨몬도는 보가트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했다. 


JEAN PAUL BELMONDO


굳이 분류하자면 ‘네 멋대로 해라’는 갱스터 영화다. 벨몬도는 큰 권총을 휘두르고, 보가트처럼 입에 담배를 물고 말하며, 애인 때문에 비극을 맞는다. 관객들은 벨몬도의 연기만큼 고다르의 즉흥적인 촬영법을 좋아한다.


고다르는 거꾸로 영화에 입문했다. 그는 프랑수아 트뤼포 (Francois Truffaut)와 알랭 레네 (Alain Resnais)와 함께 프랑스 영화평론지 까이에 뒤 시네마 (Cahiers du Cinema)의 평론가였다. 보통의 영화평론가들처럼 그는 돈만 있다면 이제껏 그가 봐온 영화들보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됐다.

평론가로 시작한 고다르


처음엔 트뤼포가 평론을 그만두고 ‘400번의 구타 (The 400 Blows)’라는 영화를 제작했다. 놀라울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 (Hiroshima, Mon Amour)’은 더 괜찮았다. 고다르는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는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소액의 현금을 들고 종적을 감춘 뒤 ‘네 멋대로 해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를 다시 만난 동료들은 매우 올바르게도 가져간 돈은 다 쓰라고 하고, 그걸로도 모자라 돈을 더 얹어줬다. ‘네 멋대로 해라’는 결국 ‘10년 새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로 꼽혔다. 어디서? (굳이 말하자면)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이른 성공에도 불구하고 고다르는 동시대 사람들만큼 활동하지는 않았다. 레네는 ‘히로시마 내 사랑’ 이후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 (Last Year At Marienbad)’와 ‘페르소나 (Persona)’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한 ‘페르소나’는 시카고에서는 아니지만 뉴욕에서 극찬을 받았다. 


트뤼포는 그의 첫 성공을 ‘쥴 앤 짐 (Jules and Jim)’, ‘피아니스트를 쏴라 (Shoot the Piano Player)’로 이어갔다. 최신작 ‘화씨 451 (Fahrenheit 451)’은 컬러필름으로 영어 대화를 시도했다. 


ㄴ 트뤼포와 레네의 초기작들 


하지만 고다르의 영화는 충분히 흥미로운데도 쉽게 보기 어렵다. 시카고에서 곧 몇 개를 상영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Clark에서는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고다르 특별전으로 그의 여섯 작품을 모두 상영할 예정이다. Monroe에서는 금요일에 그의 명작 ‘결혼한 여자 (The married woman)’를, Aardvark에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자기만의 인생 (My Life to Live)’ (1963)을 상영한다. 


ㄴ 과거 시카고 극장들 


‘자기만의 인생’은 남편과 아이들을 떠나 약쟁이들과 어울리다가 결국은 창녀가 되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고다르는 영화를 열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는데, 각 에피소드는 빅토리안 문학에나 쓰일법한 스타일의 제목과 함께 시작한다. 연기를 그렇게까지 잘하려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예쁜 카리나는 여러 인물상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자기만의 인생' (1963) 주인공 ANNA KARINA


그녀는 가끔 영화 속 주인공이나 모델이 되기를 꿈꾸고, 가끔은 진실에 다가서기도 한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테이블 주위에서 춤을 추는 모습은 어린 소녀처럼 행복하고 단순해 보인다. 철학자와의 대화에 몰두한 모습도 매우 잘 만들어진 장면이다.


그녀는 멜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죽지만, ‘자기만의 인생’은 멜로 영화와 거리가 멀다. 실제 삶처럼 보일 정도로 매우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고 즉흥적이다. 



원문링크: http://www.rogerebert.com/rogers-journal/two-or-three-things-we-know-about-jean-luc-godard


: 로저 에버트(1942-2013)는 비배우로는 유일하게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오른 영화평론가다. 최초로 영화 저널리즘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았다.

: 로저 에버트를 공부합니다. 원문을 토대로 번역했지만 제가 이해하는 대로 정리한 것이다 보니 빠진 부분 혹은 의역된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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