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예술경영 콘서트-4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널리 쓰이고 스마트폰 등으로 누구나 본인의 생각과 작품을 쉽게 공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에 따른 저작권 분쟁도 잦아졌다.
저작권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하여 법이 그 창작자에게 일정 기간 창작물을 독점적으로 사용케 하고 다른 사람이 무단으로 복제·공연·공중송신·전시·배포·대여 및 2차적 저작물 작성 등 행위를 하거나 그 창작물에 대한 창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권리이다.
저작권은 예술경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술 자체가 저작권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자의 허락이 있어야 하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은 저작재산권(저작자가 저작물을 스스로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재산권) 침해가 된다.
현행 저작권법 1조를 보자.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말 그대로 저작권 및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란 뜻이다. 이러한 저작물 범위는 '최소한의 창작성'을 넓게 인정해서 어문, 음악, 연극, 미술, 건축, 사진, 영상, 컴퓨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된다.
역사를 살펴보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최근 들어 생겨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저작권법은 1710년 영국에서 제정된 '앤여왕법(Statute of Anne)'이다. 출판물의 보호를 위해 저자에게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함과 동시에 저작권의 기간을 28년으로 한정했다.
1886년에는 문학과 예술저작물의 보호를 위해 이른바 베른조약(Berne Convention)을 맺게 된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별다른 저작권 의식과 죄책감 없이 베껴 쓰고 복사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같은 유명 화가들의 피해가 막심했다.
그렇다면 어떤 저작물들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을까. 맛보기로 사진 저작물을 예로 들어 보자. 만일 어떤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인물 사진을 찍는다고 할 때 그 사진작가는 무조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까?
만약 내가 어떤 인물을 사진을 찍어줬는데, 그 사진이 자신의 허락 없이 다른 이의 SNS에 업로드가 된다고 해보자. 이럴 때 본인이 찍은 사람의 사진에 대해 추후 저작권을 주장하려면 어떤 상태여야 할까.
이런 문제가 생길 때 가장 좋은 참고자료는 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어야 하고 그 요건으로 창작성이 요구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곧 사진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 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 방법, 현상 및 인화 등 과정에서 촬영자(사진작가)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단순한 사진을 찍은 것이라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공을 들여 찍은 사진이라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잠시 눈을 돌려보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음악가는 누구일까.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등을 줄줄이 히트시킨 작곡가 겸 뮤지컬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얘기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의 재산은 약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세계 최고 뮤지션 부자 순위가 같다. 창의성이 존중받고 저작권법이 제대로 작동해서 창작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재미있는 얘기를 더 해보자. 그가 작곡한 여러 음악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곡인 '팬텀 오브 디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와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등이 수록돼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맑고 고운 목소리는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히트를 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웨버는 당시 무명의 합창단원을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으로 발탁해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는데, 그가 바로 이후 팝페라의 여왕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세라 브라이트먼(Sarah Brightma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