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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ying Johan Mar 31. 2017

싱가포르 문화산업을 알아보자

예술경영 콘서트-8

'미국·일본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아시아 선진국' '민주주의를 가장하고 있는 경찰국가' '선진국 중 유일하게 태형이 존재하는 나라'. 

 동남아시아에 있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일컫는 말들이다. 인구는 약 530만명이지만 GDP 5만달러가 넘는 유일한 동남아 국가 싱가포르. 1인당 구매력평가(PPP)는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이렇게 발전한 경제 수준에 비해 정치는 기형적이다. 여당이 일당독재하는 데다 태형이 존재하는, 어떤 면에선 신기한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나라에도 현재 한류(韓流)의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각 나라의 문화산업 속에서 한류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고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파악해보자. 이번 회에서는 아시아 선진국인 싱가포르에서 드라마, 예능,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들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알아본다. 

◆24시간 이내 한국 방송 시청 가능 

 우선 싱가포르에는 무료 지상파(free-to-air) 방송사 1개와 유료 방송사(케이블·IPTV) 2개가 있으며 방송 지역이 좁아 지방 송출 TV는 없다. 유일한 지상파 방송사 미디어코퍼레이션(MediaCorp)은 민간 미디어 그룹이나, 정부투자기업이 지분 전량을 소유해 사실상 국영이라 볼 수 있다. 

 헌법상 말레이어가 국어지만 중국어, 영어, 타밀어(Tamil)가 공용언어로 사용되기 때문에 TV 채널도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전문 채널들이 있으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기타 언어로 번역된 자막이 함께 방송된다. 지상파 채널의 경우 영어 채널 3개, 중국어 채널 2개, 말레이어와 타밀어 채널 각각 1개씩 총 7개의 채널이 있으니 단일언어를 쓰는 우리로서는 잘 안 와닿을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한국에서 방영한 후 24시간 이내에 TV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과거에도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불법 다운로드를 하거나 개인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유튜브 등과 같은 채널에서 스트리밍을 이용했지만 품질을 보장할 수도 없고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방송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해외 기업과 공동투자 형태나 배급사 제휴 형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싱가포르의 한국 전문 케이블 채널 ONE이다. 지난해 5월부터 한국에서 방영 중인 최신 드라마를 방영 후 24시간 내에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자막을 넣어 싱가포르 전역에 송출하고 있다. 

◆영화·SNS 콘텐츠도 각광 

 한국 영화의 싱가포르 진출도 볼 만하다. 싱가포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GV(GOLDEN VILLAGE PICTURES)에서는 지난해 총 5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 한류스타 이민호가 주연으로 나오는 '강남 1970'(싱가포르 개봉 1월 27일)은 물론 한류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국제시장'(4월 16일)과 같은 영화도 개봉했다. 하반기에는 '스물'(6월 25일)과 '암살'(9월 17일) '뷰티인사이드'(12월 17일)가 싱가포르를 찾아갔다. 

 지난해 10월 주싱가포르 대한민국대사관이 주관한 '한국 영화제(Korean Film Festival 2015)'에서는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시장' '암살' '연평해전' '오늘의 연애' 등 총 10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이때 감독과 배우의 무대인사가 열리고 특히 이승기의 싱가포르 팬클럽이 단체 관람을 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김예빈 양이 한류 관련 행사 'SGKstar 2015'에 초청받아 싱가포르를 방문했으며, 공항에서부터 싱가포르 팬들 수천 명에게 큰 환영을 받은 바 있다. 

◆작지만 동남아 수출의 교두보 

 싱가포르는 한 국가만 보면 작은 시장이지만 언어·지리적 특성을 이용하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주변국 수출 시 적은 비용으로 진출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GDP(5만6000달러)를 기록하는 국가로, 방송 콘텐츠뿐만 아니라 체험형 테마파크와 같은 기타 콘텐츠 수요가 높기 때문에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미디어코프의 본사 이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자국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예로 한국의 '대장금'과 '런닝맨'을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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