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대형 치과의 구조에 대한 고찰
임플란트 38만 원 광고가 부쩍 자주 보인다.
10년 전 임플란트 가격은 200-300만 원이었고, 지금도 대학병원급에서는 임플란트 가격이 한 개에 200-300만 원이다.
임플란트 가격이 38만 원까지 내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치과의사 경력은 13년 차, 치과개업은 4년 차입니다.
이번 칼럼은 치과계의 화두인 임플란트 가격에 대한 주제의 글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지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았습니다.
치과계의 시스템에 대한 내용이니 끝까지 집중해서 읽으시면 임플란트 치과 선택에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요즘에도 치과 폐업 소식이 종종 들린다.
치과원장이 은퇴할 나이가 돼서 또는 치과가 잘 안 돼서 치과를 폐업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치과가 잘 돼도 폐업하는 경우가 있다면 믿겠는가?
잘 되는데 폐업하는 치과의 공통점은 모두 중심상업지에 있는 대형치과라는 점이다.
임플란트 가격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임플란트 가격이 38만 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곳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38만 원에 시작해서 골이식 비용, 커스텀 어버트먼트 비용, 지르코니아 크라운 비용 등이 추가되면 쉬운 케이스는 약 70만 원 전후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임플란트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치과마다 치과의사마다 기술력이 다르기 때문에 적정가격을 매기는 것은 어렵다.
그럼 평균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까?
건강보험 임플란트 가격에 힌트가 있다.
만 65세 이상부터는 나라에서 임플란트 2개를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게 해 준다.
건강보험에서 70% (약 80만 원) 지원을 받아서 임플란트 시술을 2개 할 수 있다. 환자 본인부담금 30% 인 약 40만 원을 내면 나머지 80만 원은 건강보험에서 지원을 해준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임플란트 1개의 가격을 120만 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골이식을 하게 되면 120만 원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건강보험 임플란트는 지르코니아 크라운은 선택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커스텀 어버트먼트( 환자 개별 잇몸에 맞춘 임플란트 기둥)는 추가 비용을 내고 선택할 수 있다.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임플란트 최저가 38만, 골이식 포함 시 70만
건강보험 임플란트 가격 120만, 골이식 포함 시 150만
대학병원 임플란트 가격 200-300만, 골이식 포함 시 230-330만
최저가와 평균가 대학병원 가격에 차이가 많이 난다.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가격을 정하는 것은 사업주체의 마음이다.
그래도 뭔가 이상하긴 하다.
왜 나라에서 정해주는 평균 가격보다 한참 아래로 임플란트 가격을 받는 걸까?
임플란트 치료가 비싸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양심치과를 표방해서 임플란트를 38만 원을 받고 해주는 걸까?
치과와 치과의사의 기술력에 따라서 가격이 차이 난다고 하기에는 대중에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저가 임플란트를 표방하는 대형치과에도 실력이 좋은 치과의사들이 봉직의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무적 경영적인 관점에서 치과 임플란트 가격에 대한 비밀을 풀어보겠다. 그것이 치과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대중들이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다.
치과 임플란트는 어려운 치료인가?
그렇지 않다.
요즘은 임플란트 시술이 표준화 보편화 되어 있어서 평범한 케이스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임플란트로 치료 계획을 세우면 치료 계획이 간단해지고 치료술식이 간단해진다.
충치치료, 신경치료, 크라운 치료, 틀니치료... 등의 자연치아를 이용해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세심한 스킬을 필요로 하는 술기다.
치아에 문제가 있을 시 보철치료의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임플란트로 넘어가는 치료계획은 세우기가 쉽고, 치료의 과정이 심플하다.
그리고 치료시간 대비 매출이 많이 나온다.
1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보철치료는 많아야 3-4개 정도이다. 시간당 매출이 150-200만 원 정도이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1시간이면 많으면 10개 이상도 할 수 있다. 매출로는 700만 원 정도( 최저가 기준)이다.
일단 시간당 단가가 임플란트 쪽이 더 매출이 잘 나온다.
임플란트 위주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은 더 심플하다
치과의사가 진단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기에 매출에 더 도움이 된다.
어떻게 치아를 살릴지 고민하는 시간에 저가에 임플란트 수술을 받고 싶어서 기다리는 분들을 수술하는 게 더 이득이 된다.
실제로 저가 임플란트 치과에는 임플란트 수술약속이 빼곡하게 잡혀 있다. 치아를 어떻게 살릴지 고민할 시간은 없다. 그 시간에 밀려있는 환자들을 수술해야 한다.
임플란트 수술 이후에 보철과정은 어떨까?
임플란트 보철은 간단하게 하려면 정말 간단하다. 그리고 치과의 스텝에게 위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저가 임플란트 치과에서는 치과의사가 임플란트 보철(크라운) 과정에 관여를 많이 안 한다. 치과 스텝이 대부분의 과정을 진행한다.
치과의사는 그동안에 임플란트 수술을 더 해야 한다.
그것이 치과의 총매출을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임플란트 가격이 120만 원 인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정도 가격을 받아야 적절한 퀄리티의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저가형 임플란트 치과에서는 남는 게 있을까?
위의 설명한 것처럼 임플란트 위주의 치료를 하고, 수술 이외의 과정은 스텝에게 위임한다면 남는 게 있다. 다른 곳보다 반 싸게 하는 만큼 임플란트 수술을 3-4배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많은 환자에게 임플란트 수술을 하려면 광고비를 많이 써야 한다. 그리고 가격을 싸게 광고해야 한다. 그래야 많은 환자들이 오고, 그 병원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 달에 임플란트 100개를 해야 적정 이익이 나오는 치과가 있는데, 임플란트 가격을 낮추면 임플란트 200개를 해야 적정이익이 나온다고 치자. 그 치과는 광고를 멈출 수가 없다. 정말 열심히 광고해야 한다. 그러다가 옆에 경쟁치과가 들어서서 임플란트 가격을 더 싸게 하면, 한 달에 200개 하던 임플란트가 150개로 떨어질 수 있다. 그 상황이 여러 달 지속되면 그 치과는 적자가 쌓이게 된다.
경기가 어려워져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적정임플란트 개수를 채우지 못하면 치과에 적자가 쌓이게 된다. 그러면 치과의 경비를 줄여서 운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어렵다.
병원은 오프라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여기에 광고비까지 더하면 고정비를 줄이는 것은 어렵다. 총매출이 줄어들면 저가형 대형 치과는 적자의 늪에 빠지기 취약한 구조다.
그래서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경쟁치과가 더 크고 더 싸게 옆에 들어오면 기존에 치과는 환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폐업을 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위의 구조가 전통적인 저가 임플란트 대형 치과의 구조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로운 유형이 생겼다. 이익이 남지 않아도 상관없는 구조의 병원이다. 임플란트 전문치과,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 리프팅 전문 성형외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실속을 차리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광고회사다. 광고회사가 치과와 한의원과 성형외과의 실 소유주이다. 치과, 한의원, 성형외과는 이익이 남지 않아도 매출을 키우는 구조로 운영을 하고 있다. 광고회사의 상장을 위한 큰 그림으로 세 병원의 매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
투자업계 종사자들은 이게 어떤 그림인지 유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쨌든 목표는 모 회사인 광고회사의 상장이다.
그러기 위해서 세 병원의 매출이 많이 나와야 된다. 그래서 이익을 남기지 않아도 매출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한 것이다.
일반적인 회사도 상장을 위해서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기술력이나 내실이 없어도,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그런 회사들은 상장 이후에 주가가 급격히 빠진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있다.
그런 회사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다.
다시 치과야기로 돌아와서...
그럼 저가 임플란트 치과는 장기 존속할 수 있는가?
아니다. 오래갈 수 없는 구조다.
처음부터 오래 운영할 생각으로 만드는 치과가 아니다.
적당히 몇 년 정도하고 어느 정도 이익을 봤으면 폐업을 한다.
몇 년이 지나면 납부해야 할 세금도 많아지고, 임플란트 AS 할 것도 눈덩이처럼 쌓인다. 그 시점에서 도망치면 뒤처리할 것 없이 편할 것이다.
임플란트는 수술하면 끝 아닌가??
임플란트는 크라운 올라가고부터가 시작이다.
향후 유지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자주 정기적으로 치과에 환자를 불러서 임플란트를 면멸히 관찰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보다 염증이 쉽게 생긴다.
염증이 생기면 초기에 대처를 해야 뒤탈이 없다.
염증을 발견하고 염증을 치료하고 임플란트 보철을 AS 하는 과정은 번거로운 과정이다. 그리고 돈이 안 되는 치료다.
그래서 저가 임플란트 치과에서는 그 과정을 할 이유가 없다. 왜냐? 그 시간에 치과의사는 임플란트 수술을 하나라도 더 해야 하니까.
그러면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하려면 어떤 구조여야 될까?
처음부터 임플란트 가격이 적정해야 한다.
그래야 적당한 임플란트 환자를 봐도 병원이 충분히 유지되고, 임플란트 유지관리 AS를 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적어도 임플란트가 120만 원은 해야 유지관리에 대한 신경을 쓸 수 있다.
적어도 120만 원이다.
(임플란트의 대가 분들은 아직도 임플란트 한 개에 160-200만 원을 책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치료를 하고 있다. )
이 글에서는 임플란트의 수술적 퀄리티, 보철적 퀄리티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임플란트의 경제적 관점에서만 이야기 하는게 대중적으로 더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입에 머리카락 하나만 들어가도 불편한 게 사람 입안이다. 하물며 싼 가격에 공장식으로 임플란트를 해야만 하는 구조에서 치료하는 임플란트는 편할까? 그리고 오래갈까?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제품이라면 가성비를 따지는 게 맞다.
내 몸에 들어가는 건데 가성비를 따질 수 있을까? 그리고 가성비를 따지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가성비를 따져보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