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저의 고객이십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교육을 맡은 김경민 강사입니다. 고객의 고(顧)는 돌아본다는 뜻에 고향을 쓸 때 쓰는 '고'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제 앞에 계신 여러분이 오늘 저의 고객입니다. 다시 만나고 싶고, 다시 가고 싶은 단골 맛집 같은 강사. “아~ 그 강사 참 괜찮았지!” 생각이 들도록 재밌는 시간 나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의 나는 밖에서만 친절한 사람이었다. 직업 능력 센터 창립 이래 이런 강사 평가 점수는 처음 봤다며 놀란 담당 선생님이 점수를 공개해 주셨는데, 100점 만점에 98.9점. 최고 만족이었다. 승무원으로 비행을 할 때도 초고속으로 1년 만에 퍼스트 클래스 교육을 수료하고, 대통령 전용기 승무원을 제안받기도 했다. 어떤 승객은 “경민 씨는 사람들에게 싫은 말 한마디도 못 할 것 같아요”라며 오해 가득한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서비스 강사로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고객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망치로 머리를 땅 맞은 것 같았다. “고객님~”이라는 단어가 과하고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의 고(顧)가 돌아본다는 뜻의 '고', 고향을 쓸 때 쓰는 '고'라는 걸 알고 새롭게 느껴졌다. 나는 다시 보고 싶은 사람,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다정하고 단단한 사람이고 싶어졌다.
밖에서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정작 가까운 사람들에겐 피곤해서, 밖에서 친절 에너지를 다 쓰고 와서 남은 찌꺼기 같은 어두운 에너지를 풍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는 나는 밝고 상냥했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겐 피곤하고 짜증이 많은, 작은 일에도 화를 잘 내는 이중인격이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를 달고 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겐 당연해서, 혹은 밖에서 많이 해서 일부러 더 하지 않았다. 가족에게 점수를 받는다면 난 몇 점짜리였을까? '가족이니까', '내 남편이니까', '내 엄마, 아이니까 당연히 이해하겠지, 말을 안 해도 다 알겠지' 하고 생략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가끔 만나서 밥 한 번 사주는 선배에겐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을 땐 “뭐 이렇게까지 많이 해, 이게 얼마야?” 불평불만 하던 딸이었다. “너무 맛있다. 엄마가 해준 음식이 최고야! 고생하셨어요. 감사해요!” 하면 그만인 것을, 엄마의 주머니 사정과 힘들게 일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괜히 트집을 잡았다.
힘들게 일하는 가장의 무게, 남편의 희생으로 대출금 가득한 집에 살고, 남편 카드로 장을 보고 외식을 하고 학원비를 결제하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했다. 새벽 비행을 다녀와 피곤한 나에게 징징거리는 어린 딸에게 “엄마 피곤한 거 안 보여? 혼자 놀아!”라고 소리를 꽥 지르던 날도 있었다.
고객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후, 나는 밖에서 잘하는 나의 장점인 ‘친절함’을 제일 중요한 나의 손님에게 더 많이 보여 줘야 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보고 싶은 사람, 돌아가고 싶은 공간을 내 집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아이를 대할 때, 가족을 대할 때 손님 응대하듯 눈을 먼저 맞추기 시작했다. 집에 누가 오면 음식 준비를 하다가도 버선발로 뛰어나가 문을 열고 환대했다. 가족을 대할 때도 묵은 감정을 내려놓고, 손님을 대하듯 예의를 갖춰 대하려고 한다.
다시는 보기 싫을 정도로 미웠던 남편도 나의 손님, 직장 상사, 동료라고 생각하고 예의를 갖추기 시작하니 달라지기 시작했다. 반갑게 맞아 주는 사람을 내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혼 소송을 할 만큼 바닥이었던 관계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좋게 회복했다.
나는 딸들을 'VIP'라고 생각한다. 나를 찾아온 가장 귀한 손님. 나의 고객님들이 엄마를 생각할 때 편하게 언제든 돌아와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좋겠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더 다정하게 얘기하고, 사랑한다고 얘기하는 중이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다 손님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간관계가 조금 편해진다. 어떤 손님은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어떤 날은 당장 쫓아내고 싶은 최악의 진상 손님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손님이라 생각하면 서로를 존중하고 조심하게 된다.
타인을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을 주인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문을 열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손님을 맞기 전 내 집을 깨끗하게 정돈하듯 나를 먼저 살피고 챙겨야 한다. 손님에게 친절을 베풀기 전에 나에게 먼저 친절해야 한다. 예전엔 밖에서 다 쓰고 왔을 에너지를 이제는 잘 배분해서 쓰려고 한다. 무리하지 않고, 틈틈이 쉴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내 마음이 편해야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할 수 있다.
다시 만나기 싫은 무례한 상대도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덜 상할 수 있다. 가족이나 매일 봐야 하는 직장 상사 등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는 가까운 사람들을 만날 때도 '손님'이라는 마음의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물리적으로 끊기 어려운 가까운 사이라도 정서적으로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내 안에 마련해 두는 것이다. 감정의 동요를 줄이고 지나가는 손님 대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를 기다린다.
가장 가까운 이들을 귀한 손님으로 대해보자. 다시 돌아오고 싶은 다정함이 머무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의 단단한 쉼터가 되도록.
#서비스강사 #고객 #진상고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