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사람 옆에 다정한 사람

당신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다.

by 플라잉맘
당신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다 - 짐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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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사람 옆에 예쁜 사람, 다정한 사람 옆에 다정한 사람, 자기계발 분야에서 자주 인용되는 짐 론의 말도 있다. “You are the average of the five people you spend the most time with.” ‘당신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다‘라는 말이 뼈아프게 와닿았던 순간은 내 삶이 가장 흔들리던 이혼 고민의 정점이었다. 소송할 만큼 관계는 파탄 나 있었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시기였다.


문득 주변을 돌아봤다. 그 당시 내가 가장 자주 연락하던 다섯 사람은 이미 이혼했거나, 이혼을 준비 중이거나, 서류상으로만 부부일 뿐 사실상 남남으로 살고 있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도 정교한 수치였다. 물론 이혼이 곧 불행은 아니다. 이혼이 정답인 커플도 분명히 있다. 홀로 서서 더 당당하고 단단하게 삶을 일궈가는 이들도 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나만을 남겨둔 문제였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결정이 몰까? 나의 평균을 어느 방향으로 둬야 할까?


나는 다시 한번 주변을 살폈다. 주변에는 내가 닮고 싶은 가족들이 많이 있었다.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문제가 생겨도 함께 해결하려 애쓰는 사람들, 아픔을 이겨 내고 함께 살아가기를 택한 사람들. 그들을 보며 나의 본심은 떠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잘 살고 싶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 나는 내 삶의 ‘평균 다섯’을 의도적으로 재구성했다.


다행히 내가 사는 동네에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뿌리와 새싹’, 그리고 초등 방과 후 공동체 ‘계수나무’가 있었다. 다정하지만 단단하게 관계를 꾸려가는 이들이 있는 공동체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우리 가정이 다시 뿌리 내리길 묵묵히 응원해 주었다. 상황을 알면서도 굳이 캐묻지 않았고, 티 내지 않으면서도 조금 더 시간을 내어 곁을 지켜주었다.


코로나 시절 홀로 해외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그 따뜻한 울타리 덕분에 다시 제 자리를 찾았다. 계수나무 방과 후 ‘시설 이사’라는 직함으로 텃밭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 했다. 공동체 홍보 영상을 만드는 역할을 맡으며, ‘설 자리가 생기면 빛이 난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 주었다. 부부 둘만의 문제와 가정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갔다.


부부 둘이서는 어색한 시간, 사춘기 아이들의 방황의 시기에 함께 하는 가족들이 있어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버텨낼수 있었다. 함께하는 캠핑에서 어른들끼리 캠프파이어를 하며 즐겁게 노는 모습을 구경하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흥미로웠다. 닮고 싶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어른이 아닌 함께 하고, 재미있게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 아닐까?


코스모스가 흐드러 지게 핀 가을, 중학생 첫째들과 함께 하는 아빠들의 모임에서 ‘제1회 관평천 미니 마라톤’을 만들었다. 러닝인지 조깅인지 모를 만큼 서툰 발걸음이었지만, 우리는 함께 관평천을 달렸다. 속도는 제각각이었으나 결국 모두가 서로의 완주를 기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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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다면 금세 포기했을 길을 함께였기에 끝까지 갈 수 있었다. 다정함은 다정한 사람들 곁에 머물며 서로에게 전염되고, 단단한 결속이 된다. 단단함은 결코 혼자 세우는 벽이 아니라, 서로의 약함을 이해하고 곁을 내어주는 과정에서 완성되는 힘이다.


다정하고 단단한 사람 곁에는 결국 그런 사람들이 모여든다.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고, 동시에 그런 에너지를 가진 환경으로 나를 옮겨놓는 것. 그것이 무너져가던 우리 가정을 다시 세운 비결이었다.

내 주변 다섯 사람이 나의 평균이라면, 그 평균은 의지적인 선택이어야 한다. 당신은 어떤 다섯 사람과 나의 평균을 나누고 싶은가? 내 곁의 소중한 이들의 평균을 높여주는 존재가 되기 위해 조금 더 다정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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