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부동산 발품 시크릿
많은 사람이 부동산 투자를 공부해보려고 인터넷 바다를 헤엄치고, 투자 카페에 가입하고, 재테크 책을 읽고, 수많은 강의를 찾아봅니다. 하지만 보고 들을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여도 돌아서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어려운 이유는, 부동산 투자란 공부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동산 투자의 답은 사람이고, 이 사람들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그 안에 숨은 열망이 무엇인지 알아야 투자의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길을 찾는 방법은 오직 발품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발품을 파는 것은 돈이나 정보가 없는 초보도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엄마는 아들 없는 집 세 자매 중 맏딸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초등학교를 잠깐 다니고 아홉 살부터 성냥공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은 덕분에 학력은 짧지만 엄마의 지식은 넓고 깊었습니다. 평생 책을 읽고 경제 뉴스를 보며 사셨기에 유식했고,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에 빠르셨어요. 늘 위를 보며 지금보다 나아지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하며 사는 분이셨습니다.
1977년, 스물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는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발품을 시작했고 무릎이 나가도록 평생을 돌아다니셨습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많은 자산을 쌓았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나이 오십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지방으로 가셨습니다. 하지만 딸이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자 다시 몸을 일으켜 고단한 발품의 길에 동행하여 자신의 모든 경험을 쏟아주셨습니다
전 이처럼 엄마가 30년간 발품을 팔며 쌓은 부동산 투자의 지혜, 그리고 직접 동행하며 알려주신 가르침을 이정표 삼아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제 나름의 발품 경험과 입지 분석을 차곡차곡 쌓아왔고, 이를 발판으로 하여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원하는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엄마와 저의 40여 년의 투자 이야기를 누군가는 다 지난 옛날 이야기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의미 있다 생각하는 이유는 투자의 사이클은 반복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발품 노하우는 엄마의 시대에도 맞았고, 제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맞으며, 제 딸이 살아갈 시대에도 분명 해답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저와 엄마는 세상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투자 고수’, ‘투자의 신’ 이런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오랜 시간 투자를 하면 노후에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는 자산 정도는 이룰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몰려가 ‘묻지마투자’를 하는 지역 대신 발품을 통해 기른 안목으로 저평가 매물을 찾아냈고 제 예산에 맞게 투자하여 작은 성공을 하나씩 축적했습니다. 발품에 충실하며 한 계단 한 계단 성실하게 올라왔기에 시장이 불황으로 흔들릴 때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의 길을 잃고 힘들어하는 이 때, 엄마의 발품 지혜와 그 안에 담긴 투자의 원칙은 어떤 시대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정석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저의 부동산 투자도 이제 17년이 되어갑니다. 그중 12년은 엄마와 함께했고 최근 5년은 홀로 걸었습니다. 걱정과 두려움으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길 위로 나를 끌어내셨고 전 그 길 위에서 다시 해답을 찾았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뜨거운 불길에 휩쓸리지 않으며, 차가운 겨울에도 묵묵히 걸을 수 있는 의연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엄마의 가르침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엄마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폐허가 된 엄마의 땅 위에 제가 씨앗을 내리고 싹을 틔워 열매를 맺었으니 엄마의 발품은 진정 소중하고 위대한 자산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엄마와 제가 걸었던 길을 함께 걸으며 우리의 발품 시크릿을 여러분의 것으로 품을 수 있기를, 여기에 담긴 노하우를 이정표 삼아 부동산 투자를 시작할 용기를 낼 수 있길 소망하며 이 글을 시작합니다.
부엉이날다의 <엄마와 딸의 부동산 발품 시크릿> 중에서
2021년 겨울부터 쓰기 시작한 글을 2022년 봄에 브런치를 통해 연재했던 "엄마의 발품" 이야기가 지난 주에 책으로 나왔습니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을 책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과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 저를 믿어주신 메가스터디 김민정 팀장님과 ‘부엉이날다’ 블로그를 통해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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