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여러 번 밝혔듯이 저는 작가가 될 깜냥도 아니고,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그런 제가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 피로감을 느껴서입니다. 광고도 없고 무한 스크롤을 하게 만드는 자극적인 쇼츠나 릴스도 없으며, 악성 댓글도 찾아보기 힘든 이런 청정한(?) 환경이 처음부터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브런치라는 공간도 결국 “라이킷”과 “구독”처럼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소셜미디어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종종 불편하거나 마음 상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아주 미묘하고 치사하고 쪼잔한 감정들이라서 어디 가서 이런 일이 있었노라 하소연하기도 매우 민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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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라이킷”과 “구독”관련해서 마음 불편했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적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쓰다 보니 새삼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사안의 가벼움”에 매우 창피하기도 했고, 또 의도치 않게 선량한 다른 작가님들을 저격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염려에 다 지워버렸습니다. 누구에겐 미안하고, 누구에겐 서운하고, 또 다른 누구는 어이없고 꼴불견인 상황들이 참 불편하기 짝이 없는데 저만 그런가요?
저와 같이 느끼는 브런치 작가들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의 글에 대한 “라이킷”과 “구독”을 누가 했는지는 모르게 하고, 단지 숫자로만 보이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글을 일기장에 써서 책상 서랍에 넣어둘 것이 아니라면 라이킷수와 구독자수 같은 최소한의 피드백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누가 라이킷을 눌렀고 누가 나와 맞구독을 하는지까지 알게 되면 물론 순기능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을 원하는 경우에는 댓글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잘 모르겠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 같지도 않은데, 제발 이렇게만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처럼 글쓰기 외적인 일들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일이 될 것입니다. 브런치스토리 관계자 분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