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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May 17. 2016

초대

46 - 솔베르그

하랄 솔베르그, 여름밤, 1899, 캔버스에 유채,114×136㎝, 오슬로 국립 미술관

초대는 특정한 이벤트에 오라는 것이고, 그것은 어떤 장소로 특정된다. 행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나 집이 대표적이다. 이들 공간은 풍광을 갖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초대는 풍광에로의 초대가 된다.


 풍광을 보여주는 방식은 풍광 자체를 직접 전면에 보여주는 방식과 창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있을텐데, 여기에서는 창을 비켜 세워 놓고 측면의 풍광을 전개해 보여준다.


 집 베란다에 식탁이 준비되어 있고, 난간으로 하얀 꽃과 빨간 꽃들이 피어 있다. 주변 숲의 나무와 멀리로 호수, 야산이 어두운 하늘빛에서도 뚜렷이 보인다. 어두운 색조 때문에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이긴 하지만 멋들어진 경치이다. 제목 여름밤인데 북구의 여름밤은 해가 길어 이른바 백야의 정경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그림은 크리스티아나 남동쪽 누드스란드 (Nordstrand)에 있는 화가의 집 베란다에서 그린 것이다. 화가의 약혼식 날 밤을 기념하여 그린 것으로 다가올 행복한 결혼을 상징하고 있다. 그림 속 식탁은 두 사람을 위해 준비되었고 여자의 모자와 장갑도 보인다. 아름다운 풍경은 이이 함께 할 미래의 삶을 나타낸다. 이로써 초대는 공간에 더해 미래라는 시간에의 초대로까지 확장된다.


하랄 솔베르그(Harald Oskar Sohlberg: 1869 – 1935)는 노르웨이의 신낭만주의 화가이다.  크리스티아니아 예술디자인 왕립학교를 다녔고, 요한 노르드하겐에게 사사받았다. 북유럽의 화가들은 북유럽의 긴 여름밤, 신비하고 어슴푸레한 빛에 매료되었으며, 하랄 솔베르그는 이들 중 독보적이었다. 그는 다른 미술사조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노르딕 풍경에 천착한 그만의 독특한 풍경화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뢰로스 지역과 론다네 산맥의 풍경들을 그린 그림들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론다네의 겨울밤을  그린 그림이 유명하다. 


그는 단순히 보이는 자연을 그린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반응, 즉 마음을 그렸다. 따라서 그의 풍경화는 마음의 풍경화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이 공감을  얻는다면 풍경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갖는 보편성 때문일 것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소망하여 그린 멋진 풍경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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