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꿈꾸는 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시 May 18. 2016

대화

47 - 폴 시냑

폴 시냑, 아침식사(식당), 1886-1887, 캔버스에 유채,    89 x 115 cm

집안 식탁에 앉아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창으로 햇살이 강하게 비치고 있어 밝은 분위기일 듯 싶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인물들은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있고 표정도 굳어 있다. 이 집도 말이 없는 집안인 모양이다.


폴 시냑이 그린  이 그림은 1887년 파리  앙데팡당 전에 출품되었다. 인물들의 실제 모델은 화가의 어머니와 할아버지, 가정부이다. 이를 통해 중산층의 식사 정경을 묘사하고 있다.


배경의 창에서 빛이 들어와 실루엣과 함께 빛과 그림자의 강한 대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뒤에서 빛이 들어옴으로써 구도에서의 형태와 구조 감각을 만들어 얼어붙은 듯한 엄숙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형태는 흰 점에서부터 색깔에 따라 점차 그라데이션이 이루어지면서 만들어지고 있다. 햇빛을 받는 밝은 부분은 엷거나 노란빛이 도는 흰색으로 나타냈다. 신인상주의를 이끌었던 점묘파의 기법이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명암을 주며 대상의 미학을 드러낸다. 그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의 창에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 대화이다. 빛이 창을 투과하여 주변을 환하게 만들듯, 서로 건네는 말이 상대방 마음의 창을 투과할 때 우리들 마음도 오해의 어둠에서 벗어나 환해질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