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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May 24. 2016

고뇌

42- 파스테르나크

레오니드 파스테르나크, 창작의 고통,

무엇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가로서 천부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어 누에가 실을 잣듯 술술 글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예외적인 경우이다.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대개는 뼈를 깍는 산고의 고통이 뒤따른다. 말 그대로 진이 다 빠지는 탈진 상태에 이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들 천형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림은 이 창작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오른손으로 펜을 쥐고서 집필을 하고 있다가, 무엇이 막혔는지 눈을 감고서 왼손으로 이마를 짚고 있다. 책상위에는 좌우로 책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재털이에는 담배꽁초와 성냥개비도 보인다. 펜에 잉크를 찍는 둥근 모양의 잉크병도 있고, 그 옆으로는 아직 마르지 않은 잉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잉크를 흡착시켜 말리는 도구도 보인다.


한 작품을 힘들게 써 나가는 과정을 빗대어 어느 작가가 "밀고 간다"는 표현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네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너나할 것  없이 모두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묵묵히  밀고  간다. 엄살부릴 일도 아니고 겉멋부릴 일도 아니다.


레오니드 파스테르나크(Leonid Pasternak : 1862-1945)는 러시아 후기인상주의 화가로 오데사 태생이다. "닥터 지바고"의 작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부모의 강압으로 모스크바 대학에서 의학과 법학을 공부하였으나, 결국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미술공부는 예프그라프 소로킨의 화실에서 개인교습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뮌헨아카데미를 다녔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가족이나 친구들을 모델 삼아 실내 정경을 배경으로 빛과 그림자의 효과에 천착한 다수의 인물화를 그렸다. 톨스토이와 절친한 사이로 그의 초상화도 여러 장 그렸다. 특히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부활"의 삽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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