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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Jun 02. 2016

미지의 항해

43-키스 반 동겐

키스 반 동겐,  독서, 1911, 캔버스에 유채, 개인소장

책을 읽는 것은 항해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 항해를 떠나는 것이다. 대항해 시대에 지도도 없이 항로를 개척하고 신대륙을 발견했듯이, 독서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탐사이자  미지의 지적 대륙을 발견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독서는 우리들 삶의 지평을 확장시켜 준다.


이를 암시하듯 책읽는 여인의 뒤쪽 벽에 걸린 그림에는 커다란 범선이 모든 돛을 한껏 부풀려서 목하 항해 중에 있다.  인물은 키스 반 동겐 특유의 특징을 보여준다. 날씬한 몸매에 큰 눈, 화려한 장신구, 현란한 색상이 대번에 그의 작품임을 알아차리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화사한 노란색이 화면을 지배한 채 여인의 붉은 구두와 소파 위 붉은 방석이 변화를 주고 있다.


키스 반 동겐( Kees van Dongen: 1877 – 1968) 은 네덜란드 델프스하벤 태생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였다. 야수파 전시회에 참여하였으며, 독일 다리파 일원으로도 활동하며, 아방가르드 운동의 일익을 담당하였다. 그림 이외에 신문에 풍자작인 스케치를 그려 수입을 얻기도 하였다. 동료인 패션감독 레아 알빈의 영향으로 야수파 양식에 풍부한 색상을 더함으로써 그에게 초상화를 부탁하는 프랑스 부르조아나 상류계층들을 통해 굳건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자조섞인 말로 자신의 대중성이 상류사회 여인들의 초상화가로서 얻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여인들을  길게 그리되, 특히 날씬하게 그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보석들을 큼지막하게 그리기만 하면 된다. 그녀들은 황홀해마지 않는다." 미술은 거짓말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했던 그의 언명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말이다.


그의 후기 작품은 예컨대 브리짓트 바르도의 초상화를 그린 것에서 보듯  여배우와 같은 유명인사를 그리는 등 상업성으로 많이 경도되었다. 이는 초기 30여년 동안 선보였던 그의 보헤미안 에로티시즘이나 예술가로서의 주창과는 많이 벗어난 것이었다. 키스 반 동겐은 말년에 모나코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1968년 세상을 떴다. 그런 연유로  모나코 신국립미술관에서 그의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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