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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Jun 16. 2016

누드 독서

44 - 도드 프록터

도드 프록터, 책읽는 디나, 캔버스에  유채, 50.8 x 40.6 cm, 개인소장

책을 읽는 여인은 아름답다. 거기에 여체의 신비로운 아름다움까지 더한다면 더 말해 무엇하랴. 금발의 여인이 앉은 모습의 누드로 책을 보고 있다. 상반신만 클로즈업되어 보통의 전신 누드화처럼 몸 자체를 그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햇빛을 받은 여체의 아름다움이 금빛으로 휘황하다. 책에 집중해 아래로 내려깔린 여인의 시선은 관람객의 눈길일랑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누드 독서는 화가들이 즐겨 그리는 소재중 하나이다. 하지만 관능은 책 속으로 슬쩍 숨어 들어가 있어, 책을 보는 이나 그림을 보는 이나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는다.


도드 프록터(Dod Procter ; 1891–1972) 는 영국 태생으로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하면서 인상주의 및 후기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르누아르와 세잔의 영향이 두드러지는데, 이 그림에서도 르누아르의 <머리 땋는 소녀>나 <머리 땋는 젊은 여인>의 영향이 엿보인다. 금발의 여인이 비슷하게 등장하지만, 빛과 그림자를 묘사하는 것에서는 프록터의 그림이 더 돋보인다.  부드러운 햇살이 화면을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어서 어두운 그림자조차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그녀의 그림 주제는 주로 초상화나 꽃들이다. 1922년경부터 주위의 젊은 여인들을 단순하게 이미지화한 일련의 시리즈를 그렸다.  1926년에 그린 <아침>은 그 해 왕립아카데미 전시회에서 올해의 그림으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학창 시절에 만난 남편도 화가여서 부부가 같이 종종 작업도 하고 전시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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