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모리스 드니
바쁜 현대 생활에 요즈음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식사가 단순히 먹는 일과는 아닐 것이다.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과 함께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는 시간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여기 단란한 가정의 아침식사 시간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 엄마와 딸 아이 둘이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전면의 창으로는 아침햇살이 환히 비치고, 바닷가 만의 푸른 물결 반사빛이 아이들 웃음소리처럼 반짝거린다. 엄마는 큰 딸에게 음식 접시를 건네고 있고, 언니는 동생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다시 동생은 고개를 돌려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쳐다보고 있다. 이들 모녀는 모두들 화사한 붉은 무늬의 옷을 입고 있다.
모리스 드니는 아내 마르트와 1893년 23살 나이에 결혼하여 모두 일곱 명의 자식을 두었다. 마르트는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1919년 마르트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와의 단란했던 결혼생활은 26년에 그치고 말았다. 이 그림은 그의 나이 31살에 그린 그림이다. 아니 그는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행복을 그렸을 것이다.